작심한 듯 로봇 9종 쏟아낸 네이버…"일상 속 기술 플랫폼 올인"

머니투데이 이해인 기자, 김지민 기자 2017.10.1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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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뷰 2017]근육 증강·힘조절 로봇팔 신기술 향연···AI 이어 로보틱스 분야도 대대적 투자 단행

송창현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이 16일 막을 연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대회 '데뷰 2017'의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송창현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이 16일 막을 연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대회 '데뷰 2017'의 키노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 서점 방문자들 사이로 유유히 움직이는 로봇. 크기가 성인 허리 만한 이 로봇은 사람들이 서점에서 잠시 읽은 책을 알아서 수거해준다. 읽은 책을 로봇 위에 얹자 책이 아래로 스르륵 내려간다. 이렇게 수거된 책은 로봇이 정리 담당자나 정해진 위치로 나른다. 이달 초 부산 예스24 중고서점에 도입된 네이버의 어라운드(AROUND) 로봇이다. 네이버가 선보인 두 번째 로봇이자 연구용이 아닌 일반인의 실생활에 도입된 첫 번째 로봇이다.

네이버가 인공지능(AI)에 이어 로보틱스 분야에도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인터넷 서비스를 넘어 실생활에 쓰이는 하드웨어(HW)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 한성숙 대표가 취임 당시 밝힌 ‘기술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모습이다.



네버의 책 운반 로봇 '어라운드'./ 사진=네이버네버의 책 운반 로봇 '어라운드'./ 사진=네이버
◇근육 증강 카트부터 로봇팔까지…로봇 9종 발표=네이버는 16일 개막된 연례 개발자 대회 ‘데뷰 2017’를 통해 연구개발 중인 로봇 라인업 9종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데뷔에서 자율주행 실내 맵핑 로봇 ‘M1’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신규 하드웨어 제품군을 한꺼번에 발표하는 건 처음이다.

이날 소개된 로봇은 100kg에 가까운 무게도 손가락 하나로 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근육 증강형 로봇부터 개인 이동수단까지 분야가 다양하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서점용 자율주행 책 운반 로봇 ‘어라운드’. 이 로봇은 실내 안을 자율주행하며 고객들이 읽은 책을 수거해 특정 위치에 이동 시켜놓는 역할을 한다. 무거운 책을 작은 힘으로도 운반할 수 있는 근육증강형 카트 ‘에어카트’도 부산 예스24서점에 배치됐다. 인간처럼 7개 축으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팔도 공개됐다. 그동안 로봇팔은 좌표기반 움직임 조절만 가능했지만 코리아텍과 산학협력으로 개발하고 있는 네이버의 로봇팔은 사람처럼 자유자재로 위치를 바꿀 수 있고 힘 조절도 가능하다. 이 날 시연 영상에는 사람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장면이 담겨 청중을 놀라게 했다.



이 외에도 세계 최초의 4륜 전동 스케이트보드 로봇 ‘퍼스널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와 손잡고 개발 중인 4족 보행 로봇 ‘치타3’, 작은 체구에 점프가 가능한 ‘점핑 로봇’, 계단을 올라갈 수 있는 바퀴달린 로봇 ‘터스크봇’, 물체인식 및 태스크 수행이 가능한 ‘TT-bot’ 등이 네이버가 개발 중인 로봇이다.

송창현 네이버 CTO(최고기술책임)는 “기술이 삶에 스며들어 자연스럽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I(인공지능)부터 각종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인생에서 더 중요하고 가치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계가 인간이 필요로하는 걸 먼저 제공할 수 있는 ‘생활환경지능’을 구현하는 게 네이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트'./ 사진=네이버네이버가 개발한 로봇팔 '앰비덱트'./ 사진=네이버
◇기술 플랫폼 ‘올인’…일상 더 깊게 파고든다=네이버는 기술개발이 한창인 자율주행 기술을 연내 ‘레벨4’ 단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네이버는 현재 사람이 돌발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제한적 자율주행인 레벨3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레벨4는 주행시 도로 상황을 사람이 살피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또 지난해 발표한 IVI(차량용인포테인먼트시스템) ‘어웨이’의 개방과 함께 어웨이 탑재 기기를 일반인들에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날 위치 측위 기술력을 활용한 아동용 웨어러블 기기 ‘아키’(AKI)도 선보였다. 시계 형태의 아키는 전화 및 문자 송수신은 물론 현재 위치 확인, 긴급모드 등을 지원한다. 기존의 아동용 위치추적 기기들이 실외에서만 작동하는 것과 달리, 실내에서의 위치와 이동 경로도 파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송 CTO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공격적인 기술 투자를 확대하고 국내외 우수인재도 적극 채용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데뷰는 네이버가 주최하는 국내 최대 개발자 컨퍼런스. 2006년 사내 행사로 시작한 뒤 2008년 처음 외부에 공개,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올해는 AI(인공지능), 딥러닝, 빅데이터,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을 주제로 총 41개 세션이 이틀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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