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中企 구매조건부 R&D, 성공해도 3건 중 1건 미구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7.10.1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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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부발전, 삼성디스플레이 등 중소기업에 맡긴 R&D 미구매…"제재조치 필요"

/자료=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실 /자료=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실


2014년 한국남부발전이 구매의사를 밝혀 한 중소기업이 연구·개발(R&D)을 시작한 '발전기 운전기기의 이상유무 분석기 개발' 사업은 2016년 개발에 성공했다. 남부발전은 5억원에 사업을 구매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 같은 해 삼성디스플레이가 76억4000만원에 구매하기로 했던 '패널 히트 챔퍼링기기(Heat Chamfering M/C) 개발' 등 3개 사업 역시 중소기업은 맡은 R&D과제를 성공했지만, 구매는 이행되지 않았다.

1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구매조건부R&D 사업 중 성공판정을 받은 과제의 수요처 구매율은 69.5%로 나타났다. 성공과제 220개 중 수요처가 구매한 사업과제는 153개였다.



수요처 미구매 과제는 67개였다. 미구매 과제에 들어간 정부 지원금은 132억4300만원이었다. 해당 연구과제의 성공으로 기대했던 구매예상액은 395억5500만원이었으나, 실제 구매발생액은 0원이었다.

구매조건부R&D사업은 연구개발 업무를 착수하기 전 수요처의 구매의사를 확인한 후 중소기업에 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수요처에서 구매금액 등 계획을 사전에 제안하고, 수요처의 제안에 따라 중소기업이 사업을 진행한다. 정부의 구매조건부R&D사업 예산은 2013년 1315억9300만원에서 조금씩 증가해 2016년 1419억5000만원, 2017년 1435억6500만원이었다.



수요처가 최종 구매한 사업과제 중에서도 73개(47.7%)는 원래 예정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구매가 진행됐다. 예정액과 실제 구매액의 차는 383억600만원에 달했다.

송기헌 의원실 측은 "수요처의 구매의사를 확인하고 진행된 과제가 성공 판정을 받았는데도 수요처에서 구매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별한 사유 없이 수요처에서 구매하지 않거나 예정 금액보다 적게 구매하는 일에 대한 실태조사와 해당 기업에 대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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