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IT주 너무 올랐나…전문가 "가치주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7.09.2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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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ANG, 中 BANT 등 주가 급락…"시장 추세 저평가 가치주로 이동"

美·中 IT주 너무 올랐나…전문가 "가치주 주목하라"


미국과 중국의 주요 IT(정보기술) 기업 주가가 마침내 꺾였다. 올해 들어 계속되던 상승세에 변화가 생겼다. 고평가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美 ‘FANG’, 中 ‘BANT’ 주가 줄줄이 급락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 ‘FANG’은 미국 IT 업계를 대표한다. 이들 기업 주가는 올해 들어 급등세를 이어왔으나 이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달 초 주당 172.02달러에서 지난 25일 162.87달러로 5% 넘게 하락했다. 25일 하루에만 4.5% 급락하면서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 자산은 하룻밤 새 32억 달러(약 3조6377억 원)가 증발했다.



제프 베저스가 이끄는 온라인 유통기업 아마존 주가도 이달 들어 4%가량 떨어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도 같은 기간 1.9% 하락했다. 8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으로 빌 게이츠에 이어 세계 2위 부자인 베저스는 이달에만 31억 달러의 자산을 잃었다.

넷플릭스 주가도 25일 4.7%나 급락하며 이달 상승 폭(2.2%)을 크게 줄였다. FANG 기업에 애플을 더하면 25일 하루에만 이들 기업 시가총액이 500억 달러가량 증발했다.

중국 IT기업도 흔들렸다. ‘BANT’(바이두, 알리바바, 넷이즈, 텐센트) 등 중국의 주요 인터넷 기업 주가를 추종하는 크레인쉐어 CSI 상장지수펀드(ETF)는 25일 약 4% 급락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주가가 1~5% 떨어졌기 때문이다.


◇ 시장의 중심 '성장'에서 '가치'로 이동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IT주의 급락은 종종 목격되는 것"이라면서도 "향후 (IT주를 향하던) 시장의 추세가 바뀌는 징조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5일 기준 최근 12거래일 중 11거래일에 가치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하던 중국의 인터넷 종목들이 급등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투자회사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로버트 슬라이머 기술전략가는 "시장이 성장성보다는 현재 가치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면서 "IT주가 비싸졌으며 가격 하락에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IT주에 투자할 시기가 아니다"면서 "만약 IT주를 들고 있다면 커버드콜(콜옵션 매도로 손실 회피)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 주식 전략가도 블룸버그에 "가치주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물가 상승, 달러화 강세 전환, 재정지출 확대 전망 등으로 가치주가 더욱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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