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지난 23일 오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지진과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인한 두 번째 지진을 비교한 결과. CTBTO는 23일 발생한 북한 지진에 대해 '자연지진'으로 추정했다. /AFPBBNews=뉴스1
24일 기상청과 미국 지질조사국(USGS), 유엔 산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43분께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 49㎞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몇 시간 뒤인 오후 5시 29분께 같은 지역에서 규모 3.2의 지진이 연이어 감지됐다.
하지만 전날 북한 길주군에서 발생한 두 차례 지진은 자연지진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약 3주 전 실시한 6차 핵실험으로 인해 지층의 압력이 커진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를 인용해 "북한에서 전날 발생한 지진은 핵실험으로 인한 것이 아닐 것"이라면서 "약 3주 전 진행된 핵실험으로 인한 지정학적 반응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진 발생 주변에서 방사선 검출 보고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USGS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지진이 북한의 핵실험장 인근에서 발생했다"면서도 "이 시점에 인공지진인지 자연지진인지 결론 내릴 수는 없다"고 전했다. 자세한 분석에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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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중국 지진대방(CENC)이 탐지한 북한의 지진 발생 지점. /사진=CENC
기상청은 전날 북한에서 한 차례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CTBTO, USGS, 중국 국가지진대망(CENC) 등이 모두 두 차례라고 보고한 것과 대비됐다. 기상청은 결국 24일 오전 2시 18분께 '두 차례'로 수정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진앙도 20㎞ 넘게 고쳤다. 첫 발표 당시 길주군 북북서쪽 23㎞ 지점이라고 밝혔으나 발생 5시간 뒤에 길주군 북북서쪽 49㎞로 바꿨다. 앞서 CENC가 발표한 진앙과 일치하는 수치다. 지진 발생 횟수나 진앙 탐지에서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력을 드러낸 셈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처음 발표는 우리 관측망만을 활용한 결과"라며 "이후 중국에서 관측 자료를 넘겨받아 추가 분석하면서 진앙의 위치 등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