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반덤핑 때린 미국에 가공센터로 역공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2017.09.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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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연 2.5만톤 선재 가공공장 준공…적대적 제재에도 현지투자 및 고용 늘려 7만톤 증설, 고부가가치 차부품 생산

포스코 (394,500원 ▲2,000 +0.51%)가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반덤핑 제재를 가하는 미국에 오히려 철강 선재 가공센터를 지어 고부가가치 틈새시장을 노리기로 했다. 미국도 자국에 완제품을 들여오는 게 아니고 현지 고용 효과가 높아 환영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지난 23일(현지 22일) 미국 중부 인디애나주 제퍼슨빌에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선재 가공센터를 열었다. 선재는 자동차와 전자, 산업기계, 건설 등에 사용되는 볼트와 너트, 베어링, 봉형강의 원재료다.



포스코는 지난해 미국에 9만톤(t), 약 5000만 달러(550억원) 어치의 선재를 수출했다. 미국은 포스코가 생산한 열연 강판에 지난 9월 61%의 제재 관세를 매겼다. 이런 상황에서 선재에 대한 상계 관세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현지 가공센터 준공 및 생산개시가 선재 관세 가능성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 외국인 투자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인디애나주에 수출 선재를 가공하는 첨단 공장을 지어 현지 고용을 늘리면 미국으로서도 포스코의 국내산 선재를 까다롭게 다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23일(미국 22일) 미국 인디애나주 제퍼슨빌에서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선재 가공센터를 준공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로버트 웨이즈 제퍼슨빌 경제국장, 에릭홀콤 인디애나주지사, 권오준 포스코 회장, 트레이 홀링스워스 하원의원, 이종국 시카고 총영사. /=포스코 제공포스코는 23일(미국 22일) 미국 인디애나주 제퍼슨빌에서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선재 가공센터를 준공하고 미국 시장 진출을 알렸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로버트 웨이즈 제퍼슨빌 경제국장, 에릭홀콤 인디애나주지사, 권오준 포스코 회장, 트레이 홀링스워스 하원의원, 이종국 시카고 총영사. /=포스코 제공


이날 포스코 선재 가공센터의 준공식에는 권오준 회장을 비롯해 에릭 홀콤(Eric Holcomb) 인디애나 주지사와 트레이 홀링스워스(Trey Hollingsworth)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에릭 홀컴 주지사는 "포스코 가공센터가 인디애나 주변의 미국 자동차·부품사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신설 공장이 조기에 안정되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날 준공식에 현지 미국인 한국전 참전용사 4명을 초청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종국 시카고 총영사를 통해 인디애나주의 참전 용사 네 명에게 감사 메달을 헌정한 것이다. 증정한 감사 메달은 우리나라 DMZ(비무장 경계지대)의 폐기 철조망을 녹여 제작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준공한 가공센터에는 약 24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포스코는 해외에 중국에 두 곳(난퉁시, 텐진) 멕시코에 한 곳의 가공센터를 뒀고 미국 공장의 준공으로 총 네 곳의 관련 기지를 보유하게 됐다.


선재 가공은 원소재를 열처리하고 불순물을 제거해 가는 모양으로 변형하는 작업이다. 포스코는 미국 공장에서 현지 철강사들이 생산하지 않는 고가의 자동차용 부품 및 베어링을 만들 계획이다. 특히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품질지원과 신강종개발, 이용기술 제공도 병행해 서비스 특화로 고급시장을 선점할 전략을 세웠다. 2만5000톤 수준인 연산 능력은 단계별로 약 세 배인 7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미국의 선재 수요는 연 530만톤으로 포스코의 시장 확대 가능성은 열려있다.

포스코 미국 공장에는 중소기업인 진풍산업이 공동투자해 지분 2.2%를 보유하게 됐다. 진풍산업이 앞으로 직접 생산공정을 맡아 대기업-중기 협업의 모범 협력사례를 만들 방침이다. 이 중견기업은 30여년의 선재 가공 노하우를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는다.

권오준 회장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가 양질의 포스코 제품을 사용하면 자체 경쟁력이 높아져 서로 도움이 된다"며 "포스코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국내 부품사의 현지 진출에도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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