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국)=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7.09.22.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한국과 주변지역에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하자"고 합의했다. 또 한국이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 등을 하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강화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원칙적인 합의를 한 것에 의미가 있는데, 실무적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일각의 우려와 다르게 화기애애했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염두에 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전쟁은 안 된다"며 평화적 해결책을 언급한 문 대통령의 연설이 대비를 이루며 '엇박자' 우려가 나왔지만 양국 정상은 큰 틀에서 한·미공조에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탄'이라는 단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9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를 지지하는 절반을 '개탄할 만한' 집단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한 것의 역풍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유력한 여성 후보가 한 일종의 '유권자 비하' 발언은 트럼프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백인·남성들의 결집을 불러왔다. 클린턴 본인도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해당 발언이 "트럼프에게 '정치적 선물'을 건네준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였는데, 거꾸로 트럼프에게는 '행운의 단어'였던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담의 분위기는 굉장히 좋았다. 예정보다 10분을 넘겨서 미국의 의전 측이 '시간이 다 됐다'는 사인을 줬는데도 양국 대통령이 계속해서 말을 나눴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으면서 '아주 좋다'고 했다. 웃으면서 '문 대통령이 터프해서 좋다'고 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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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공조'에 초점을 맞춰 호평을 내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께서 유엔총회에서도 대단히 강력한 연설을 해줬는데, 그런 강력함이 북한을 반드시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미국이 아주 단호하게 대응을 잘해줬고, 한미 간 공조도 빈틈없이 이뤄져서 아주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대북 초강경 발언을 한 것과 달리 한·미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추진한다"는 목표에 동의를 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을 억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최고 강도의 압박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한국을 방문하는 계기에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