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지훈 카카오 대표가 20일 경기 판교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카카오.
임지훈 카카오 대표(사진)가 지난 20일 경기 판교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인공지능) 기반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카카오의 청사진을 밝혔다. 임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기자들과 만난 건 대표 취임 직후인 2015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임 대표는 후발주자로 나선 카카오 아이가 기존 AI 플랫폼들과 경쟁할 수 있냐는 질문에 “챗봇(채팅로봇)이 화두가 된 지 1년이 넘었는데 기똥찬 걸 본 적 있냐”고 되물으며 “저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기업과 비교해도 기술력이 뒤지지 않는다”며 “포털 다음은 2010년 한국 최초로 음성검색을 제공했고, 개인화 머신러닝을 적용한 지도 3년이 지났다”며 AI 기술력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임 대표는 한국 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우선 대표 서비스인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으로 해외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임 대표는 “한 국가에서 전 국민이 들어오는 첫 번째 메신저가 아닌 2, 3번째 메신저는 별로 의미가 없다”며 “한국어 콘텐츠들로 이뤄진 포털 다음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게임,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카카오는 한국 콘텐츠의 힘을 믿는다”며 “파트너들이 해외에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사업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까지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향후 해외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최근 정부와 국회의 포털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선 “제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역차별”이라며 “왜 국내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만 강한 도전을 받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글로벌 IT 기업들이 혁신해 나갈 수 있는 운동장에서 우리도 똑같이 뛸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취임 2주년을 앞둔 소회를 묻자 “솔직히 별다른 감흥이 없다”며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크루(임·직원)들과 계속 대화하면서 만들어 가는 게 최고경영자의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