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학살' 국제사회 압박 통할까…英 재정지원중단·美 난민지원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2017.09.20 18:05
글자크기

로힝야 마을 초토화 위성사진도 공개…침묵하던 수치 "학살 동의하지 않아" vs 인권단체 여전히 분노

로힝야 마을 사진/사진=휴먼라이츠워치로힝야 마을 사진/사진=휴먼라이츠워치


미얀마 군에 의해 초토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로힝야 마을의 모습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영국 정부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재정원조를 중단키로 했다.

19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로힝야족 사태가 해결되기 전까지 매년 미얀마 군부에 지급했던 30만 파운드(약 4억6000만 원)의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이 자금은 애초 미얀마 군부의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었다.



영국에 이어 미국도 로힝야족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AP 통신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미얀마의 실질적인 최고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및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로힝야족의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중인 틸러슨 장관은 미얀마 정부에 피해 지역 난민들에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도록 요구했고, 인권 및 유린 의혹을 다루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 국무장관 취임 이후 틸러슨 장관이 수지 여사와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교도통신에 따르면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로힝야족의 주 거주지인 미얀마 라카인주(州)를 찍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마을 214곳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전했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이런 위성사진들은 미얀마 군이 로힝야 마을을 파괴한 증거”라면서 “미얀마 군은 로힝야족이 마을로 다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뉴욕에서 열리는 뉴욕총회에 세계 정상들이 이 사태를 중단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한다고 강조했다.

수년간 지속된 로힝야족과 미얀마 군부 및 불교 근본주의 세력 사이의 갈등은 지난달 25일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의 경찰초소 습격으로 다시 시작됐다.

미얀마 군부는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 불법이민자를 뜻하는 ‘벵갈리’로 부르며 이들에 총격을 가하는 등 핍박했다고 이 단체는 주장했다. 이에 유엔은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탄압을 ‘교과서적 인권청소’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편,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의 인종청소를 방관한다고 비판받아온 미얀마의 실권자 아웅산 수치가 사태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수치는 “나는 예전에도 (미얀마) 군부에 맞섰고 지금도 그렇다”며 “우리는 입장을 바꾼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군부 그 자체를 비판하지 않았지만 그들의 행동은 비판했다. 우리는 그런 행동(로힝야족 학살)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난민과 인권 단체들은 수치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분노했고, 유엔은 미얀마 현지 방문 허용을 거듭 촉구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