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저러스' 파산 한다는데…라이선스 계약한 롯데마트 괜찮나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박진영 기자 2017.09.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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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2007년 첫 계약 2026년까지 라이선스 유효…"美 본사 물량 5% 안팎 불과, 소싱에 영향 미미"

'토이저러스' 파산 한다는데…라이선스 계약한 롯데마트 괜찮나


미국 완구업체 토이저러스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신청을 하면서 토이저러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 사업을 추진 중인 롯데마트에 타격이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토이저러스와 계약을 체결, 오는 2026년까지 브랜드 라이선스가 유효하다. 이는 2007년 첫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이래 지난해 계약기간이 만료, 다시 10년간 계약을 갱신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2007년 12월 구로점에 토이저러스 1호점을 선보인 이후 현재 전국에서 4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토이저러스에 지급하는 로열티는 3% 수준이다.



이번 파산신청에 따른 피해는 거의 없다는 것이 롯데마트 측 입장이다. 토이저러스에서 판매 중인 상품 가운데 미국 토이저러스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에 불과하다는 것. '토이저러스' 브랜드로 국내 완구매장 사업을 하는 것일 뿐이며 대부분 상품은 롯데마트 바이어가 직접 소싱한 국내외 브랜드 완구들이라는 설명이다.

롯데마트는 지금까지 전국 점포 중 상권특성, 매장규모 등을 고려해 토이저러스를 전략 출점해왔다. 국내 출산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부모와 조부모, 친척들이 한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에잇포켓'(8-pocket) 현상 등에 힘입어 2015년까지는 매출 신장률도 가팔랐다. 2012년과 2015년에는 각각 20.3%, 18.8%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온라인 완구시장 확대와 마트업황 둔화, 업계 경쟁심화로 성장이 큰 폭 꺾였다. 롯데마트 토이저러스의 지난해 매출신장률은 1.1%, 올들어서는 1.8% 수준에 그친다.



롯데마트는 '히트작의 부재'를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2013년 또봇, 2014년 파워레인져, 2015년 터닝메카드 시리즈 등 그 해를 대표하는 '메가 히트 아이템'이 어린이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같은 상품군의 후속 시리즈들이 큰 인기를 끌지 못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토이저러스 본사가 파산하더라도 국내 매장은 변함없이 운영할 것"이라며 "신규 출점 등으로 매장을 새로 열 경우 토이저러스 매장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선 온라인몰과의 경쟁에 밀려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국내 완구 시장의 경우 환경이 좀 다르다"며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국내 토이저러스의 영향력이 큰 만큼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 제조사로부터 가장 좋은 조건에 제품을 납품받을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18일(현지시간) 밤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 신청을 했다. 토이저러스는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저가 경쟁 등에 나서며 지난 10여 년간 재무 상황이 취약해졌다. 또 모바일·동영상 기기가 장난감을 대체하며 기존 장난감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영업적자가 거듭되면서 토이저러스는 4월 말 현재 보유한 현금이 3억100만 달러로 감소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4억 달러를 갚기에도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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