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하남 열병합발전소 전경. 2015년 가동에 들어간 이 발전소는 최대 329MW의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256Gcal/h의 열에너지로 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사진=SK E&S
흰색 외벽에 알록달록한 유리창이 박힌 깔끔한 외관이 대형 쇼핑몰을 연상케 했다. 우뚝 솟은 굴뚝도 주차타워를 닮았다. 주거단지 속에 이질감 없이 섞인 이 발전소는 미사 신도시를 포함, 감일·현안 지구와 서울 강동구 등에 난방을 공급하기 위해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SK E&S의 자회사 나래에너지서비스가 운영하는 이 발전소는 위례 발전소와 함께 SK E&S 열병합 발전 사업의 양대 축이다. 하남 발전소는 시간당 최대 329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256기가칼로리(Gcal)의 열에너지로 난방을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과 열은 각각 100만, 10만여 세대가 일 년에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단, 전력은 한국전력에 공급하고 열에너지는 지역난방으로 보낸다.
인구 밀집 지역 건설이 가능하다 보니 전력을 생산하고 남은 열을 재사용해 인근 지역사회에 난방으로 공급할 수 있다. 오지나 해안 지역에 건설돼 지역 사회로부터의 난방 수요가 없는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 등에서는 전기 생산 후 발생한 열이 고스란히 폐기된다.
하남 열병합발전소 직원들이 발전소 기기를 점검하고 있다/사진=SK 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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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발전소에는 중압 스팀터빈 이후 단계를 진행할 난방열 생산장치가 추가로 설치돼 있었다. 이 단계에서 가스터빈과 고압·중압 스팀터빈을 돌린 뒤에도 남은 증기가 난방열로 전환된다.
강 팀장은 "남은 열을 난방으로 재활용하는 덕에 하남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80%가 넘는다"며 "잔여 열을 대부분 버리는 일반 발전소의 에너지 효율은 5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이 발표한 '국가에너지시스템에서의 집단에너지 열병합발전의 가치평가 및 기여방안'에 따르면 이 같은 에너지 재활용을 통해 국내 14개 열병합발전소가 2015년 기여한 경제적 가치는 538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정 연료를 사용하는 데다 에너지 효율성까지 끌어올린 열병합발전이 사실상의 신재생에너지로 통하는 이유가 여기 있었다.
다만, 열병합발전은 현재 전기와 난방 공급 양쪽에서 모두 원가 회수가 힘든 이중고에 직면한 상태다. 난방의 경우 지역난방시장 절반가량을 차지해 원가 경쟁력을 갖춘 한국지역난방공사 판매가의 10%를 넘어선 안되는 규제를 받는 데다 단순 전기 생산 측면에서는 일반 대형 발전소보다 비용이 높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 이 때문에 하남 발전소도 2015년 가동 이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강 팀장은 "사실상의 신재생에너지인 만큼 거기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주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효율적 에너지 사용이라는 관점에서의 시장, 제도적 접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