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앨라배마공장 생산량 조절..재고 탓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17.09.17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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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외신 "日생산량 200대 줄여"…"두차례 허리케인 이후 신차교환 수요 기대"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사진=머니투데이 DB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사진=머니투데이 DB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HMMA)이 하루 자동차 생산량을 200대 가량 줄이는 등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부진 등으로 재고가 계속 쌓여간 탓이다. 여기에 현지 철도 운송회사가 내부 문제로 제때 철도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던 것도 이유가 됐다.

17일 현대차 (249,500원 ▼500 -0.20%)와 현지 외신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 공장은 세단 판매 감소로 인한 재고 누적, 철도 운송 문제 때문에 지난 4일부터 생산라인 속도를 늦췄다. 앨라배마공장은 약 3000명의 현지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USA 투데이 계열사인 '몽고메리 애드버타이저'는 "공장내 재고 누적은 물론 공장 인근 주차장에도 차들이 쌓여 있다"고 전했다. 이어 로버트 번즈 앨라배마 공장 대변인을 인용, "공장은 2주전부터 생산라인 속도 줄이기(Slowdown)를 시작했고 이전보다 하루에 200대 정도를 덜 만들고 있다"며 "교대 근무를 없애거나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는 대신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앨라배마 공장은 현지 철도 운송업체인 'CSX'와 운송 문제도 겪고 있다. CSX가 적기에 철도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이미 생산된 차가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 HMMA에서 생산된 차의 65%는 철도를 통해 미국 전역 대리점으로 배송된다.



CSX는 지난 여름 경영 효율화 이후 약 37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등 과정에서 운송 서비스에 차질이 초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CSX는 이와 관련 "내부 운영 시스템 및 철도 운행 계획이 정상화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번즈 대변인은 "이번주에 철도 운송 시스템이 정상화됐으며, 공장의 재고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앨라배마 공장은 허리케인 '어마'로 48시간(11~13일) 조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몽고메리 애드버타이저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오랫동안 세단 중심으로 생산해왔으나, 최근 갑자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중심 회사로 변모중이라고 전했다. 앨라배마 공장은 지난해부터 '싼타페 스포츠(국내명 싼타페)'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동안 재고를 밀어내는 데 편리한 플릿(Fleet) 판매에 의존해왔으나, 최근에는 이같은 경향을 줄이고 있다. 플릿판매는 좀 더 저렴한 가격에 법인, 관공서 등에 차들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HMMA는 지난달 3만5400대를 생산했다. 이는 올해들어 월별 생산량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나 지난달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5만4310대·제네시스 브랜드 포함)은 작년 같은 달(7만5003대)보다 24.6% 줄어들었다.

번즈 대변인은 "초대형 허리케인이 두 차례 지나가서 사람들이 신차로 교환하는 수요가 생기는 데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며 "재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좀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한 근로자가 쏘나타의 엔진룸 조립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한 근로자가 쏘나타의 엔진룸 조립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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