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달초부터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동안 개인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적은 있지만 기업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EB하나은행은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업체당 담보 대출금액 기준으로 50억원까지 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향후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 등을 점검한 후 점진적으로 자동화시스템 적용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대출이 거부되면 사람이 심사하는 기존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자동화시스템을 거쳤다고 불이익을 받는 건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대출심사에 AI를 적용한 적은 있지만 모두 개인대출이다.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은 개인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개인대출 심사를 자동화해 심사역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기업대출 심사에 AI를 도입하면서 KEB하나은행은 4차 산업혁명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7월에 AI 기반의 금융서비스 브랜드 'HAI(하이)'를 출범하는 등 분야별로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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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출시한 ‘하이로보’가 대표적이다. 하이로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전문 인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로 출시 2개월만에 가입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조회나 송금을 할 수 있는 텍스트 뱅킹 서비스에 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적용한 ‘하이 뱅킹’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SK텔레콤과 합작회사인 핀크가 AI 기반의 머니 트레이너 서비스를 내놓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심사 자동화를 통해 기업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은행 내에서는 업무량 경감 등 업무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