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EB하나은행, 기업대출 심사에 국내 최초로 AI 도입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7.09.14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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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원 미만 자동화시스템 적용…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신청 당일 확인 가능

[단독] KEB하나은행, 기업대출 심사에 국내 최초로 AI 도입


KEB하나은행이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기업대출 심사에 AI(인공지능)를 도입했다. 전세계에서도 기업대출 심사에 AI를 도입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이달초부터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동안 개인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적은 있지만 기업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기업대출 심사는 기업이 요청하는 대출신청 내용을 지점장이나 심사역 등이 심사해 승인 여부를 결정했다. KEB하나은행은 앞으로 영업점 창구에서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기업대출 승인 여부는 물론 금액과 기본 금리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그간 기업은 대출 신청부터 최종 승인까지 짧게는 하루, 길게는 열흘 정도 기다려야 했으나 앞으로는 신청 당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KEB하나은행은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업체당 담보 대출금액 기준으로 50억원까지 자동화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향후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 등을 점검한 후 점진적으로 자동화시스템 적용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대출이 거부되면 사람이 심사하는 기존 과정을 거치게 된다"며 "자동화시스템을 거쳤다고 불이익을 받는 건 없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심사에 AI 도입은 획기적으로 평가된다. 기업대출 심사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만큼 AI가 대체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다른 나라에서도 기업대출 심사에 AI를 도입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대출심사에 AI를 적용한 적은 있지만 모두 개인대출이다. KEB하나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은 개인대출 심사에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개인대출 심사를 자동화해 심사역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있다.

기업대출 심사에 AI를 도입하면서 KEB하나은행은 4차 산업혁명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7월에 AI 기반의 금융서비스 브랜드 'HAI(하이)'를 출범하는 등 분야별로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출시한 ‘하이로보’가 대표적이다. 하이로보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전문 인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로보어드바이저로 출시 2개월만에 가입금액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문자메시지(SMS)를 통해 조회나 송금을 할 수 있는 텍스트 뱅킹 서비스에 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적용한 ‘하이 뱅킹’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SK텔레콤과 합작회사인 핀크가 AI 기반의 머니 트레이너 서비스를 내놓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심사 자동화를 통해 기업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은행 내에서는 업무량 경감 등 업무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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