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아마존 동맹, AI비서 시장 흔들까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7.08.3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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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스마트홈·MS의 스마트오피스 시너지 기대…동종업계 동맹 물결 이어질까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 1위 사업자 '아마존'과 여전한 소프트웨어 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손을 잡는다. AI 비서 시장을 잡기 위해서다. 두 공룡의 결단은 공통의 라이벌 구글에게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경쟁사들의 추가 동맹이 나올 지 여부도 관심이다.

30일(현지시간) 아마존과 MS는 각각 자사 AI 비서 솔루션인 알렉사와 코타나가 상호 연동하는 시스템을 올 연말까지 구축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공개했다. IT 거대 기업이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거국적인 협력을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그만큼 AI 스피커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아마존과 MS의 만남은 그 자체로 위협적이다. 이들은 명실상부한 스마트홈, 스마트오피스의 분야 강자다. 둘이 힘을 합하면 공략할 수 있는 이용자층이 크게 늘어난다. 이번 협약으로 AI스피커 에코에 들어가는 알렉사는 윈도10이 탑재된 5억대 이상의 PC에 대한 접근 권한을 얻었다. MS도 현재 AI 스피커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아마존의 고객층을 얻게 된다.

서비스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크다. 아마존은 집안의 다양한 기능과 연계하며 확대 된 기기이다 보니 사무환경과 호환되기 쉽지 않다. MS 입장에서도 PC는 음성비서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최적의 디바이스는 아니었다. MS의 최대강점인 오피스 프로그램과 아마존의 무기인 홈 자동화 및 유통 관련 서비스를 연계하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한번에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 이용할 수 있어 편리성이 극대화 되는 장점이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MS의 오피스 프로그램 활용이 대표적이다. MS는 아마존과 협약을 발표하면서 "코타나를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MS 오피스365와의 통합, 코타나의 지식, 일정 알림 등은 알렉사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타나는 작업 일정이나 아웃룩 등과 연계 돼 이용자에게 메일 읽기나 모임예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두 거대기업의 동맹은 AI비서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구글의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아마존의 뒤를 좇고 있는 구글의 가장 큰 무기는 스마트폰이다. 구글 운영체제(OS)를 쓰는 휴대폰은 전 세계 10억개에 달한다. 구글은 70여개의 스마트홈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1억개 이상의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하며 시장 확대에 올인하고 있다.

하지만 MS와 아마존의 고객층이 결집하면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패트릭 무어 헤드 기술 애널리스트는 "이번 MS와 아마존 간 협약으로 디지털 비서시장은 크게 흔들릴 것이고 무엇보다 구글에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AI 경쟁사들 간 동맹 도미노가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마존, 구글, MS, 애플, 삼성전자 등이 참전한 AI 비서 시장에서 기업들이 각자도생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힘을 합해 시장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것. 앞서 AI시장에서 구글, 애플을 의식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AI비서 시장 확장에 주력하는 MS가 서로 협력할 경우 시장 점유율과 서비스 향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아마존 역시 MS 뿐 아니라 애플, 구글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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