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BQ 가맹점 매출 부풀리기? 꼼수논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8.28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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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평균매출 산출비율 업계 최고 수준…공정위 "기준 마련 어려워…가맹본부 제출액 그대로 수용"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가맹 정보공개서의 허점을 이용해 가맹점 매출을 부풀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예비 창업자들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개선이 시급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손을 놓고 있다.

27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프랜차이즈 비교정보 문서에 따르면 BBQ는 가맹점 연매출을 산정할 때 쓰는 추정비율을 치킨 10대 브랜드(가맹점수 기준) 중 가장 높게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BBQ는 지난해 '올리브치킨'과 '올리브치킨카페형'의 경우 본사가 공급한 물품가액에 추정비율 2.7배를 곱해 가맹점 매출을 추산했다. 특히 '치킨&비어형'의 경우 추정비율을 4.3배까지 높여 대입했다. 치킨업계 최고 수준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제공하는 정보공개서에 가맹점 평균 매출을 공개해야 하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가맹점은 직영점과 달리 매출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나름의 방식으로 매출을 추산하고 있다. 본사가 제공하는 물품(원재료) 공급액에 일정비율을 곱하거나, 본사에서 공급한 치킨 물량에 소비자권장가격을 곱하는 방식을 주로 쓴다.



BBQ는 이중 전자를 택해 가맹점 매출을 산출하는데, 추정비율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10대 치킨 브랜드들이 추정비율을 2.0~2.5배 사이에서 책정하는 것과 대비된다. 추정비율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가맹점 매출도 올라간다.

이와 관련 BBQ 측은 맥주 매출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BBQ 관계자는 "우리는 맥주도 본사에서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맥주 매출을 반영해 추정비율이 높아졌다"며 "특히 치킨&비어의 경우 맥주 매출이 다른 매장보다 월등히 높아 비율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조정원이 치킨 10대 브랜드에게 제공한 비교 문서. 업체별 가맹점 연매출 산출법. 공정거래조정원이 치킨 10대 브랜드에게 제공한 비교 문서. 업체별 가맹점 연매출 산출법.


그러나 이는 과도하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BBQ '치킨&비어'와 비슷한 콘셉트인 bhc의 '비어존'만 해도 똑같이 맥주 판매분을 가맹점 매출에 합산하지만 추정비율은 2.2를 쓴다. 호식이두마리치킨, 또래오래 등도 매출에 주류를 포함하지만 추정비율은 각각 2.2배, 2.5배에 그친다.


가맹점·본사 매출 업계 1위인 교촌치킨의 경우 아예 주류를 가맹점 매출에 포함하지 않는다. 굽네치킨이나 네네치킨, 페리카나, 멕시카나도 마찬가지다.

한 치킨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맥주를 많이 판다 하더라도 공급액보다 매출을 4배 높게 추정하는 것은 무리수"라며 "예비 창업자들이 가맹점 평균 매출만 보고 덜컥 계약할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에서는 BBQ가 가맹점 매출 추정비율을 높인 데는 공정위가 방치한 책임도 있다고 본다. 치킨업계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거나 확실한 검증 체계를 갖추지 못한 탓에 업체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매출 산정방식을 쓴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에게 정보공개서를 의무 제출토록 하면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관리 업무를 위탁했다. 그러나 인원부족에 시스템도 허술해 허위사실을 기재해도 입증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예비 가맹사업자를 위한 정보라지만, 사실상 비교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공정거래조정원 관계자는 "가맹본사마다 공급물품이 달라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고 가맹점 연평균 매출도 사실 여부를 일일이 따져보기 힘들어 가맹본부가 추정하는 금액을 그대로 적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정보공개서에는 가맹점 평균 매출이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고 기재하도록 안내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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