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車 시동'…손 안에 들어온 스마트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7.08.26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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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이프]자동차기업과 IT·통신기업 협업 일상화...인공지능 탑재도 머지 않아

현대모비스, NFC 스마트키 애플리케이션. NFC 기능을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현대모비스, NFC 스마트키 애플리케이션. NFC 기능을 이용해 차량의 문을 열거나 시동을 걸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휴가 때 아이들과 놀이동산을 갔다. A씨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 야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내부는 햇볕에 달아올랐다. 하지만 A씨 가족이 집에 돌아갈 때 차량 안은 시원했다. 출발 30분 전 A씨가 스마트폰으로 미리 에어컨을 켜놔서다.

스마트폰이 스마트카 시대로 가는 길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자동차와 ICT(정보통신기술) 융합을 앞당기고 있다. 많은 자동차 기업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제어 서비스를 선보이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맥킨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자동차에서 제공하는 편의 서비스 여부만으로 차량을 교체할 의향이 있다. 또 32%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요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편의성을 높인 스마트카 기능이 차량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특히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자동차기업들은 차량 개발 단계부터 모바일서비스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 자동차기업이 IT·통신 업체와 협업을 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현대차 '블루링크' 서비스/사진=현대차현대차 '블루링크' 서비스/사진=현대차
◇스마트폰으로 車 위치 찾고, 시동걸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블루링크'와 'UVO(유보)' 등을 통해 스마트폰 연동 서비스를 하고 있다. 차량에 블루링크나 UVO를 설치하고, 스마트폰에 관련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설치하면 모든 준비가 완료된다.

블루링크와 UVO를 통해 운전자는 스마트폰으로 △에어컨·히터 제어 △차량 문열림·문잠김 △주차위치 확인 △목적지 전송 △차량상태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차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차량 문을 잠글 수 있고, 차량을 타기 전 미리 차량 내부 온도를 낮춰둘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현대모비스는 최근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기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차량 스마트키로 활용하는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을 차량 손잡이에 갖다 대면 잠금장치가 풀린다. 또 스마트폰을 무선충전기 위에 올려놓으면 알아서 시동이 걸린다.


현대모비스 NFC 기술이 블루링크·UVO와 다른 점은 사용 가능 거리가 차량과 10cm 이내로 짧아지는 대신 사용이 간편하다는 것이다. 버스에서 버스카드로 결재하는 것과 같은 원리의 방식이다.

스마트폰과 차량 연동서비스는 그린카, 쏘카 등 카셰어링 기업의 핵심 기술이다. 사용자는 카셰어링 앱을 이용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용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예약된 차량으로 가 스마트폰을 통해 문을 열고 이용한다. 렌트카 서비스처럼 중간에 사람 손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서버형 음성인식 기능 작동 원리 /사진=현대자동차서버형 음성인식 기능 작동 원리 /사진=현대자동차
◇스마트폰이 차량 속으로…가까워진 인공지능 車=
이제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차량 속으로 들어왔다. 현대차는 다음달 출시 예정인 ‘G70’에 국내 최초로 서버형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탑재될 서버형 음성인식 기능은 카카오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를 활용한 서비스다.

사용 방식은 스티어링휠에 위치한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목적지를 이야기한다. 운전자의 음성은 카카오 음성인식 서버로 전송되고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해 목적지를 안내한다. 안내된 목적지가 여러 곳일 경우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라고 말해 원하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음성인식을 스마트카의 필수 기술로 여기고 남양연구소에 ‘차량IT지능화리서치랩’을 설치 연구 중이다. 서버형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활용한 딥 러닝 기반의 대화형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각종 편의 장치도 개발 중이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차량IT지능화리서치랩’연구원들이 서버형 음성인식기능을 연구 중이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차량IT지능화리서치랩’연구원들이 서버형 음성인식기능을 연구 중이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한국과 유럽에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을 연구하는 네이버랩스는 최근 ‘AWAY’라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개발했다. ‘AWAY’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음악과 내비게이션, 즐겨찾기 등을 차와 연결하기 위해 개발됐다. 현재 그린카의 일부 차량에 탑재됐다.

음성인식을 통한 목적지 안내는 물론 평소 네이버앱에서 즐겨 사용하던 기능 등을 차량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여러 조작 필요 없이 로그인만으로 연동이 돼 운전 중 안전성을 높였다는 게 네이버랩스의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9월 출시하는 ‘S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국내 최초로 LTE(롱텀에볼루션) 통신망을 활용한 커넥티드 서비스를 한다. 벤츠는 지난 2월 KT와 협약을 맺고 국내 커넥티드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메르세데스-미 커넥트’는 KT LTE 통신망을 토대로 운전자, 차량, 서비스센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된다. 운전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연료 소비율, 브레이크 패드 상태 등도 확인할 수 있고, 차량은 소모품 교환 시점과 고장 이유 등을 서비스센터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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