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좌충우돌 극우 '브레인' 배넌 해임… 강경 우파정책에 제동 걸릴까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08.19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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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른 참모들과 잦은 충돌 극우 강경론자 배넌 해임… "트럼프, 보수매체 비판 직면할 가능성 높아져" NYT 분석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8일(현지시간) 결국 해임됐다. /AFPBBNews=뉴스1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18일(현지시간) 결국 해임됐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극우성향 '브레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해임했다.

반이민행정명령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우파 정책을 설계하고 주도해온 배넌의 해임이 향후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일변도의 우파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배넌 수석전략가가 오늘을 마지막 근무일로 상호 합의했다"며 "그의 봉사에 감사하고, 그가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고위 보좌관들에게 배넌을 해임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지만 배넌의 한 측근은 배넌이 지난 8월 7일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이번주초 사임이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유혈시위 사태로 인해 발표가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극우성향 매체인 브레이트바트를 창간한 배런은 극우성향 대안우파(alt-right)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8월 트럼프 대선캠프의 총사령탑을 맡아 대선을 승리로 이끌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등공신 겸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당초 백악관 비서실장 물망에 올랐지만, 수석전략가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어 백악관에 입성했다.

하지만 극우성향의 강경론자인 그는 백악관 입성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수석고문,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허버트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다른 백악관 참모들과 잦은 충돌을 빚어왔다. 이는 그의 해임을 부른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배넌은 또한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양비론적 발언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이 그의 경질을 주장해왔다.


특히 배넌의 전날 언론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를 일으키며 해임의 결정타 역할을 했다. 배넌은 전날 진보성향 잡지인 아메리칸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핵 위협과 관련 "군사적 해법은 없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인터뷰에서 "누군가 개전 30분 만에 서울의 1000만명이 재래식 무기로 죽지 않을 것이라는 방정식을 풀어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도 잘라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북한에 대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위협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데다 미국 대북전략의 한계를 스스로 노출하는 자충수라는 지적을 받았다.

심지어 배넌은 뜬금없이 비록 실현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주한미군철수를 언급해 미국 주요 언론으로부터 아마추어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배넌은 "중국이 검증가능한 사찰과 함께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시키고, 미국이 한반도에서 군대를 철수시키는 거래를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이같은 거래는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이민행정명령 등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우파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하던 배넌이 해임되면서 강경일변도의 우파 정책들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배넌의 해임으로 그동안 자신을 지지했던 보수성향 언론들로부터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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