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실적악화 美대표기업 GE 지분 모두 처분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8.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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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서 분사한 신용카드회사 싱크로니파이낸셜 10대 주주 등극…美경제 낙관 신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블룸버그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블룸버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미국 간판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대신 그는 한때 GE 아래 있던 신용카드 회사 싱크로니파이낸셜의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이는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크셔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자료를 통해 지난 2분기에 GE 주식 1060만주를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약 3억1500만 달러(약 3600억 원)어치다.



버핏이 GE 지분을 처분한 건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 하락 탓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시 대표 지수인 S&P500은 올 들어 10%가량 올랐지만 이 회사 주가는 20% 가까이 추락했다. 다우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 가운데 최악의 실적이다.

버크셔는 대신 2014년 GE에서 분사하며 IPO(기업공개)를 한 신용카드 회사 싱크로니파이낸셜에 투자했다. 전체 지분의 2.2%인 1700만주, 5억2100만 달러어치를 매입하며 10대 주주로 등극했다.



블룸버그는 버핏이 싱크로니파이낸셜에 투자한 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가 오르면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주목할 건 싱크로니파이낸셜이 미국 소매업체 제휴 카드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등의 제휴카드를 발급한다. 싱크로니파이낸셜에 대한 투자는 곧 미국 소비시장에 대한 투자가 되는 셈이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만큼 버핏이 여전히 미국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싱크로니파이낸셜이 저평가돼 있다고도 했다. 주가 수준을 반영하는 PER(주가수익비율)이 9.2배로 업계 평균인 10.5배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싱크로니파이낸셜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 70%가 '매수'라고 지적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버크셔는 2분기에 미국 부동산투자신탁(REITs)회사 스토어캐피털의 주식 1860만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3억77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어캐피털은 보육시설, 헬스클럽, 식사할 수 있는 극장, 애견숍, 가구점 등 서비스 업종이나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소매 관련 부동산에 집중 투자해왔다.

버핏은 부동산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는 투자처라며 빌딩이나 농지같은 부동산은 보통 금이나 채권보다 더 안전한 투자처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버크셔는 2분기에 IBM, 웰스파고 등의 지분을 축소했다. 반면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 뱅크오브뉴욕멜론의 지분은 늘렸다. 애플, 골드만삭스, 코카콜라 등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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