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업, ‘플랫폼’이 답이다

머니투데이 이재형 경영전략코칭전문가 2017.08.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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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이재형의 창업스토리-38] 4차 산업혁명 시대, 플랫폼 전략으로 승부하라

편집자주 불황에서도 성공하는 사업이 있다. 성공하는 사업은 어프로치부터 남다르다. 창업 때부터 체계적이고 치밀한 전략이 숨어 있다. 성공적인 창업 이후에는 탁월한 전략을 통해 고공행진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돈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차별적인 전략, 지속성장을 위한 경영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의 매커니즘은 무엇일까. 머니투데이는 국제공인 전문코치인 이재형 비즈니스코치의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이재형 코치는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국제코치연맹 ICF 인증 전문코치(ACC), 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고 저서로는 '전략을 혁신하라'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인생은 전략이다' 등이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핫이슈다. 2016년 2월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된 데 이어,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같은 해 10월 한국을 찾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연에 나서면서 ‘4차 산업혁명’은 이제 전 국민이 아는 키워드가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5G통신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돼 실존하는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뭘까? 몇 가지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첫 번째 키워드로 ‘플랫폼(Platform)’을 꼽고 있다. 플랫폼이란 사전적으로는 ‘사람들이 기차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평평하게 만든 장소, 승강장’을 말한다. 풀어서 보면 ‘flat(평평한) + form(모습)’이기 때문에 평평한 장소를 강조하는 것 같지만, 그 목적이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하거나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특징을 차용해 말한다.

플랫폼의 의미는 열차를 타기 위한 물리적 공간, 다시 말해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서 무조건 가야만 하는 곳이다. 따라서 플랫폼에는 사람들도 모이고 물건들도 모인다. 19세기 만들어졌던 유럽의 기차역, 증기기관차로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산업혁명을 촉발한 곳이 바로 이 플랫폼이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 플랫폼의 역할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갔고, 플랫폼이 디지털 시대에서 핵심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구축한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된다. 이런 플랫폼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 모두 에너지와 금융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6년엔 1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플랫폼 기업(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이다.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로웨이(Scott Galloway) 교수는 현 시대를 장악하는 기업들 중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4개사를 일컬어 ‘디지털 4대 깡패’라고 했다.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이나 소비자가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하면서 자신들은 이익을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혁명’의 저자이자 ‘싱커스 50 레이더’에 꼽힌 상지트 폴 초우더리(Sangeet Paul Choudary)는 “4차 산업혁명은 파이프라인(가스 수송관처럼 선형적인 형태의 공급망) 형태의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었던 1, 2, 3차 혁명과는 완전히 다르다”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인공은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활용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물에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센서를 붙이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 아니다”라며 “이를 토대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플랫폼 기업은 어떻게 판을 바꿀까? 예를 들어, 전통 제조업 대표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기업가치 680억달러를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908년 창업 이후 107년이다. 그러나 신생 플랫폼 기업인 우버는 불과 5년 만에 달성했다. 또한 신생 플랫폼 기업인 페이스북은 140년 역사의 세계적인 제조기업이자 혁신기업으로 정평이 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2015년 11월,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3090억달러로, GE의 2980억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 페이스북은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세계 5위에 올라섰다. GE는 종업원이 수십만 명이고 160여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종업원이 2만 명이고 직접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실상 없다.

플랫폼은 비즈니스의 판도 바꾼다. 미디어 전략가인 톰 굿윈(Tom Goodwin)은 2015년 3월 '테크크런치'에 다음과 같은 글을 기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택시 기업인 우버는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가 없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미디어인 페이스북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는 물품 목록이 없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 제공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소유한 부동산이 없다.”

에어비앤비의 예를 들면, 부동산을 전혀 소유하지 않고도 호텔 비즈니스를 뒤흔들고 있다. 현재 191개국 3만4000개의 도시에서 300만개 숙소와 1억6000만 고객을 확보한 에어비앤비는 4400개의 호텔에 65만 500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세계 최대 호텔기업 인터컨티넨탈 그룹이 65년에 걸쳐 이룩한 업적을 단 4년 만에 달성했다. 대규모 인력이나 공장, 설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플랫폼 기업은 성장도 빠르다. 과거 기업들은 시장가치 10억달러가 될 때까지 성장하는데 평균 20년이 걸렸지만 페이스북은 6년, 에어비앤비는 채 3년도 걸리지 않았다.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도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GE와 보쉬 등과 같은 제조기업들은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GE는 산업인터넷 플랫폼인 ‘프리딕스’를 개발하고 ‘디지털 트윈’이란 새로운 제조 패러다임을 선보이면서, ‘제조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수직적 결합 기업 간 제조 경쟁에서 벗어나 제조업에 필요한 플랫폼을 선점하고 이를 되도록 많은 제조산업에 적용해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과정에서 경쟁사들을 포함, 모든 기업이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개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기는 이익 외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들이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처럼 GE는 탈제조업 시도와 함께,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발전터빈, 석유플랜트 등을 서로 연결하는 소프트웨어를 외부에 개방해 산업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표준 선점에 앞서나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업, ‘플랫폼’이 답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업종을 초월, 수많은 기업들이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의 많은 기술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과거에 기술, 인프라, 자본의 부족으로 신산업에 진출하지 못하던 소규모 기업이나 신흥국 기업도 이런 플랫폼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산업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며, 새로운 가치 창출을 통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

플랫폼 혁명이 세계 비즈니스의 판을 바꾸고 있고, 새로운 플랫폼 기업들이 나타나 산업 지형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업 전략에도 대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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