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구형에 착잡하고 허탈"… 충격에 빠진 삼성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7.08.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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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형 순간 사무실 곳곳서 탄식…내부 술자리 자제 의견도…특검 구형 지나치지 않았나"

삼성 서초사옥/사진=머니투데이DB삼성 서초사옥/사진=머니투데이DB


"많이 놀랐고 허탈했다"
"참담하고 착잡하다"
"충격적이라고 밖에는 표현하지 못하겠다"
"걱정스러울 뿐이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다린다는 것 외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12년형이 구형된 뒤 우리나라 재계 서열 1위 삼성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반응이다.



지난 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전현직 수뇌부에 대해 7~12년형의 중형을 구형했다.

다수의 삼성 직원들은 구형 당시 법정 안에서 느껴진 충격과 중압감을 밖에서도 그대로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부 술자리 등은 당분간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한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전날 오후 3시30분쯤부터 구형 결과에 대한 속보가 흘러 나왔던 것 같다"며 "칸막이 쳐진 책상 여기저기에서 '아!'라는 탄식들이 흘러 나왔고 이후에 삼삼오오 모여서 중형이 구형된 것에 대해 걱정스럽다는 의견들이 오고 갔다"고 전했다.

특히 그동안 외부 노출이 거의 없었던 이 부회장이 최근 며칠 동안 피고인 진술, 최후 진술 등을 통해 언론에 직접 보도되는 것을 보고 착잡한 감정을 느꼈다는 임직원들도 있었다.

한 계열사 임원은 "기사를 읽고 나니 이 부회장이 어떤 모습으로 최후진술을 했을지 머릿속에 너무나 잘 그려졌다"며 "기사에 이 부회장이 진술 도중 '울컥'했다는 표현이 나오던데 저를 비롯해 많은 동료들이 그와 같은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원은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을 보면 '사익 추구를 위해 국민연금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거나 대통령에 뭘 바란 적이 없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그 부분에서 개인적인 억울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라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 안팎에서는 특검 측의 구형량이나 적절했는지와 실제 선고 형량은 어느정도일지를 예측해보는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오갔다.

한 삼성 계열사 직원은 "일부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건 초기에 '죄가 있으면 책임을 지는 게 맞다'는 냉정한 시각들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특검의 구형이 너무 지나치지 않았냐'는 반응들이 많다"며 "보도된 재판과정을 살펴볼 때 살인 등 중범죄자들에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형량이 이 부회장 등에게 구형되는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삼성 계열사 임원은 "재판 내내 뇌물공여 여부를 두고 주로 다툰 것으로 아는데 막상 결심공판에서는 국외재산도피 등이 강조되며 지나치게 센 형량이 불려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구형을 위한 구형이었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 놨다.

또 다른 계열사 임원은 "정말 많이 걱정스럽고 조심스럽다"면서도 "사법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결심공판에 출석차 이동 중인 모습/사진=김창현 기자지난 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는 결심공판에 출석차 이동 중인 모습/사진=김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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