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공여 혐의 관련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최후진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최순실씨 일가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모든 것이 본인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이 부회장이 국민의 노후자금에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은 지난해 11월 기업데이터 분석 업체 C사가 잘못 추출한 데이터를 인용해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합병을 밀어주고 59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었다'는 보도로 확산되면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의 자산가치가 이 부회장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처럼 왜곡된 것. 실제로는 이 부회장이 금액으로는 국민연금보다 더 많은 손실(손실률은 동일)을 입었지만, 잘못된 보도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고, 이 부회장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부회장은 구치소 독방에서 이날 최후진술 원고를 직접 쓰면서 이런 억울함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본인의 억울함과 함께 삼성 창업주이자 조부인 고 이병철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인 '사업보국'(사업을 통해 국가에 보답한다)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는 자책감은 그가 국민연금 의혹에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게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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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본인 진술대로 스스로 '법과 정도를 지키는' 존경받은 기업인이 되기를 원했다. 이런 이 부회장 입장에서 '본인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국민연금에 손을 댔다는 의혹은 가장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