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 또 하향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8.0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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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산에 원유 재고 다시 늘 것"…"2019년에도 배럴당 60달러 밑돌 것"

브렌트유 근월물 선물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자료: 블룸버그브렌트유 근월물 선물가격 추이(단위: 배럴당 달러)/자료: 블룸버그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올해 국제 유가 전망치를 3개월 연속 낮춰 잡았다. 최근 줄기 시작한 원유 재고가 미국의 증산으로 다시 늘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지난달 말 15개 투자은행을 상대로 실시한 월례 설문조사 결과,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의 올해 평균 가격이 배럴당 53달러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전망치는 배럴당 51달러였다. 6월 조사에 비해 각각 2달러, 1달러 낮아진 것으로 은행들은 3개월 연속 국제 유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은행들은 내년 전망치 역시 브렌트유는 배럴당 55달러, WTI는 53달러로 전달에 비해 2달러씩 낮춰 잡았다.

은행들은 또 국제 유가가 2019년에도 대개 배럴당 60달러 선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 전망치는 지난해 7월 배럴당 74달러에서 이번에 59.60달러로 떨어졌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WTI 근월물 선물가격은 배럴당 49.58달러로 전날보다 1.12%(0.55달러) 올랐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52.42달러로 0.79%(0.41달러) 상승했다. 두 유종 모두 지난 6월 말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떨어졌다가 반등했다.

원유 재고가 마침내 줄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유가 반등의 기폭제가 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일 미국의 원유 재고가 전주에 150만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5주 연속 감소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재고 역시 지난 5~6월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OPEC이 지난해 11월 유가 안정을 위한 감산에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는 그러나 원유 재고 감소세가 오래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에서 최근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자동차 운행이 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했지만 이 수요는 가을 들어 다시 감소할 게 뻔하고 미국 셰일업계의 원유 증산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WSJ는 전 세계 원유 재고가 여전히 역사적 평균치를 웃돌며 국제 유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에 낸 별도 보고서에서 "국제 유가가 거시경제 개선, 소비 증가, 재고 감소, 지정학적 불안정 등의 완벽한 조합으로 인해 최근 상승해 왔다"며 "그러나 국제 유가 상승을 지탱해준 요소들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으면서 이번 분기엔 유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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