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 '3조' 구강점막염 치료제 시장 출사표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7.08.0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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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18',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美FDA 임상 2상 IND 승인…"'First in class', 선점효과 기대"

'코넥스 대장주' 엔지켐생명과학 (2,055원 ▲55 +2.75%)이 3조원 규모의 글로벌 구강점막염 치료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마땅한 구강점막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의성을 높인 경구용 치료제로 해당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신약 후보물질 'EC-18'를 구강점막염 치료제로 개발하는 내용의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최종 승인받았다.



이로써 엔지켐생명과학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EC-18'의 적응증을 구강점막염까지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 구강점막염이 호중구감소증과 유사한 발생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앞서 'EC-18'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써 전임상 및 임상 1상 시험을 차례로 통과한 점도 이번 IND 승인에 활용됐다.

엔지켐생명과학은 'EC-18'를 글로벌 시장에서 '세상에 없던 신약'(First in class)으로 개발 중이다. 주사용이 아닌 경구용으로 개발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암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현재 인두암과 후두암, 구강암 등 두경부암 환자의 약 95%가 화학 및 방사선 항암 치료 후 구강점막염을 경험하고 있으나, 치료제가 없어 환자들이 이중고를 겪는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주사용 치료제가 개발됐으나 사용 대상이 위암, 간암, 폐암 등 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형암이 아닌, 혈액암에 한정되는 한계를 보인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글로벌 구강점막염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서 임상시험 진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구강점막염 환자들이 사용하는 진통제 및 항생제, 의료용 구강청결제 등 증상 처치용품 시장 규모를 합산해 이 시장을 26억 달러(약 2조 9198억원)로 보고 있다. 또 지난해 미국의 구강점막염 환자는 약 50만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가운데 중증 환자도 16만7000명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에 부침을 겪던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도 반응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경구용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개발 소식이 알려진 뒤 지난해 4월 주가 7만6700원에 시가총액 4800억원 규모의 '코넥스 대장주'로 성장했다. 그러나 임상시험 담당 임원의 이탈 소식과 'EC-18'에 대한 기대감이 감소하면서, 지난 3~5월 코넥스 대장주 자리를 툴젠에 내주기도 했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암 환자 다수가 항암 치료 과정에서 입 안이 허는 등 부작용을 겪고 있다"며 "구강점막염은 영양 결핍 및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환자 회복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2년 후 시판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희귀질환인 구강점막염에 대한 첫번째 치료제인 만큼, 임상 2상 시험 종료 후 신속히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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