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업인 만찬, 오뚜기 라면 아니고 비빔밥 대접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7.07.2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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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무=적폐청산, 비빔밥=공존? 메뉴와 재료 숨은 의미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27일 함께 먹은 비빔밥 식사/청와대·박수현 대변인 제공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27일 함께 먹은 비빔밥 식사/청와대·박수현 대변인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27일 청와대 대화엔 3종류의 안주와 1종류의 식사가 제공됐다. 사전환담 격인 호프타임에 세가지 안주가, 본격 대화 이후 마무리 격으로 비빔밥 식사가 나왔다. '방랑식객'으로 알려진 임지호 셰프가 청와대 요청을 받고 만들었다. 청와대는 이날 각 메뉴와 재료엔 적잖은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호프 안주는 △무를 이용한 카나페 △쇠고기를 얇게 썰어 양념한 한입 요리 △시금치와 치즈를 이용한 안주다. 첫번째는 해독작용을 하는 무를 이용한 카나페다. 청와대는 "우리 사회의 오랜 갈등과 폐단을 씻어내고 새로운 미래를 함께 고민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무의 해독작용을 적폐청산으로 연결시킨 셈이다.



쇠고기는 기운을 보충, 끝까지 기운을 잃지 않고 한 뜻으로 가자는 의미로 만들었다. 시금치와 치즈요리는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재료가 하나의 음식이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 식사로는 미역, 조개, 낙지를 이용한 비빔밥이 나왔다. 잘 차린 만찬보단 간단한 식사에 가깝다. 밥을 먹으면서 대화한 게 아니라 비공개 간담회 이후 간단히 식사를 하는 형태였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비빔밥은 모두가 어우러져 하나가 된다는 의미가 있지만, 진짜 묘미는 각각의 다른 재료들이 모두 살아있어 각각의 맛과 의미가 공존하는 것"이라며 " 서로의 차이를 무조건 한데 섞는 것이 아니라 각자를 존중하며 하나를 이루어 내는 공존의 미학과 미감"이라고 말했다.

임 셰프는 자연주의 재료사용으로 알려진 요리사다. 이날 호프타임 안주도 접시는 하나도 없이, 청와대 경내에서 마련한 나뭇가지와 꽃 등 자연물 위에 음식을 올리는 방식으로 마련해 눈길을 모았다.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청와대 상춘재 앞 정원에서 선 채로 맥줏잔을 기울였다. 생맥주를 따르는 기계를 설치, 각각 350ml짜리 잔에 맥주를 담아 마신다. 맥주를 제공한 '세븐브로이' 임직원이 나와 호프타임을 도왔다.

한편 식사 자리에서 장하성 정책실장은 "오늘 저녁은 오뚜기 라면이냐"라고 농담도 던지는 등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이끌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했다. 오뚜기는 고용과 경영, 상속 등에서 모범기업으로 이날 초청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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