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최종구 "은행 전당포식 영업 비판, 일리 있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7.07.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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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중은행이 과거 국민은행화… BIS비율 위험가중치에 대한 조정 검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에 편중된 은행권의 영업형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26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과거 가계대출을 전담했던 국민은행을 예로 들며 "지금은 모든 시중은행이 국민은행화 됐다"며 "전당포식 영업행위라는 비판이 일리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이와 함께 "제도적 측면에서 은행들이 효율적인 자본중개기능을 하도록 하는 요인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BIS 자기자본비율에 따른 위험가중치를 어떻게 부과에 대해서도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 질의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은행의 영업행태를 장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미인가.
▶BIS비율 위험가중치에 대한 조정을 검토할 방침이다. 위험가중치는 나라마다 다른데 우리나라의 경우 15% 수준이지만 호주는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관치금융의 부활이 아니냐 오해할 여지 없나.
▶BIS는 은행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이전부터 존재했던 제도다. 이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새로운 규제, 새로운 관치로 보기는 어렵다.



금융시스템이나 은행의 영업활동을 시장에만 맡기는 게 시장주의는 아니다. 현재 금융시스템은 그대로 두면 과도한 부채를 양성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선진국에서도 우려를 하는 부분이다. 은행이 보다 건전하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올해 상반기 은행권의 실적이 좋다. 이처럼 손쉬운 영업을 해도 큰 돈을 벌 수 있는데 생산적 금융으로 이끌 유인이 있나.
▶이번 상반기 은행들의 순익의 상당부분은 충당금 환입이나 적게 쌓아서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ROA, ROE가 여전히 낮고 전체 수익 중 수수료 비중도 10~11%로 20% 중반이 선진국보다 낮다. 국제적으로 비교하면 수익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의문의 여지도 있다.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수익의 원천이 가계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등에 치중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은행들의 영업을 보다 다변화해서 혁신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다양한 자금 운용을 통해 수익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인가.
▶어떤 기준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한순간에 폭발하는 그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부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금은 모두가 국내부채고 70% 이상이 상환능력에 문제가 없는 차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리스크를 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관리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소비가 발목을 잡아 성장에 제약요인이 있고 한계차주가 늘어나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절대 그냥 봐 넘길 수준은 아니다.

-가계부채 총량관리할 것인가.
▶가계부채는 총량을 정해놓고 관리하거나 그 규모를 줄이는게 사실상 어렵다. 그렇기에 증가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어차피 규모가 늘어난다면 우리 경제규모에 비해 또는 가처분소득과 비해 적절한 수준까지 관리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창구지도는 그대로 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을 살펴보겠다. 그 중 하나가 은행들의 영업형태고 또 하나는 부동산 문제다. 원인별로 무엇을 할 것인지 대책을 세우겠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하겠다.

-민간 보유 연체채권, 매입규모 및 방식, 일정은 어떻게 되나.
▶민간이 지닌 채권은 매입해서 소각하겠지만 무슨 돈으로 할 것이냐는 지금 협의 중이다. 은행들이 갖고 있던 채권이 추심회사, 대부업체순으로 넘어갈수록 가격은 크게 떨어져 추심가능성이 줄어듬에도 추심활동은 오히려 가혹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 채권들이 계속 돌아다니지 않도록 매입을 하겠다는 것이다. 방안은 8월초에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포용적 금융의 대상과 투입비용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국민행복기금의 1000만원 이하 10년 이상 장기소액연체채권 대상자는 40만명이 조금 넘는다. 그 외에 추가 확대는 아직 협의 중이라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나오지 않았다. 예산을 얼마나 확보할지에 따라 달라진다. 많이 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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