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증세 공식화…"부자만 대상, 서민증세 없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7.07.21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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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추미애 안' 바탕될 듯…靑 다음주부터 증세 본격논의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7.07.20.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7.07.20.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증세의 추진을 기정사실화했다. 다만 임기 내 증세 정책은 일부 초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와 초대기업에 대한 법인세에 집중할 것임을 예고하며 "서민 증세는 없다"고 선언했다. 이밖에 탈원전 정책의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큰 폭의 전기요금 인상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재정전략회의 둘째날 회의에서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라며 "일반 중산층과 서민들, 중소기업들에게는 증세가 전혀 없다.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라고 밝혔다. 참모들에게는 "중산층, 서민, 중소기업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화두로 떠오른 '증세'의 추진을 문 대통령이 사실상 공식화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원래 재원 대책 중에는 증세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증세의 방향과 범위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이제 확정해야 할 시기인데, 어제 소득세와 법인세 증세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대체로 어제 토론으로 방향은 잡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충분히 반영해서 방안들을 마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추미애 안'이 문재인 정부 증세 정책의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과표 2000억원 초과 초대기업에 대해 법인세율 25%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현행 40%로 되어있는 5억원 초과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42%로 늘리는 방안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초고소득층, 초대기업에 대한 증세 방안과 일맥상통한다.



추 대표는 이날 "어제 과표 2000억원 이상 초과 대기업에 대해 세금을 더 내도록, 고통분담을 호소한다고 말씀드렸다. 오늘도 그 말씀을 드린다"며 "이것은 증세가 아니라, 조세정의 실현하는 정상화"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과표 500억원 기준을 말씀하셨지만, 당은 2000억원으로 대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안드린다"고 말했다. 법인세 적용 대상을 극소수 초대기업에 집중하자고 거듭 제안한 것이다.

청와대도 증세와 관련해 발빠르게 움직일 예정이다. 적어도 다음주부터는 본격적인 증세 논의에 들어간다. 우선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오는 25일 예정된 국무회의의 테이블에 올라온다. 이후 다음달초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증세안을 포함시키는 작업이 진행된다. 청와대 관계자는"증세는 1~2년된 논의가 아니고 정치권이 공동으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자연스럽게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말이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어제와 오늘 논의한 의제는 아닌데"라면서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원전은 2079년, 62년 후까지 가동된다"며 "신고리 5·6호기를 건설하면 몇 년 더 늘어난다. 앞으로 60여년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에 이어, 전력 수급계획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월성 1호기도 중단될 수도 있다. 그리고 2030년까지 몇 개 더 폐쇄할 수도 있다"며 "석탄에너지를 줄이고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을 더 늘려야 하지만, 전기 요금이 크게 높아질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여부에 대해서는 "공론조사를 통해 가부 결정이 나오면 받아들이겠다"는 열린 입장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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