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다 싶어 “넌 학생의 우선순위가 공부인데 게임에만 빠져 있으니 어떡하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들은 “공부는 안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지키잖아” 했다. “내 주위에 엄마랑 나처럼 친한 아들은 없을걸”이라는 말이었다. 그 말에 마음이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워졌다.
/삽화=김현정 디자이너
문제는 사람이 기대하는 존재란 점이다. 기대하지 않는다면 꿈이 없다는 얘기인데 꿈이 없으면 그 삶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아들이 공부하지 않는다고 아들의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그게 행복일까.
행복 방정식에서 이 문제를 푸는 비밀은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있다. 기대수준을 낮추지 않아도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가댓도 “당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다시 말하면 해석)이지 사건 자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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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난 사건을 해석할 때 마음의 맹점이 걸림돌이 된다. 아무리 힘겨운 사건에서도 행복의 요소를 찾아 해석할 방법이 있는데 마음의 맹점 때문에 그 요소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행복은 마음의 맹점을 채워 이미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맹점에 가려 보이지 않는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모댓은 5가지 진실을 제시한다. 첫째, ‘삶은 지금 여기에서’가 전부다. 매 순간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 충실하라. 둘째, 모든 변화를 통제할 수는 없다. 어떤 변화를 만나든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을 내려다보며 감사하라.
셋째, 사랑이 없으면 기쁨도 없다. 줄 수 있는 것이면 모든 것을 주는 사랑을 하라. 넷째, 누구나 죽는다. 삶은 잠시 빌린 것이니 이왕이면 평화롭고 재미있는 삶을 빌리라. 다섯째, 우주는 질서에 따라 움직인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일지라도 질서에 따라 일어난 사건이라고 받아들이라.
모댓은 ‘행복을 풀다’란 책을 21살 난 아들이 의료사고로 죽은지 17일 후부터 쓰기 시작했다. 아들의 죽음과 행복은 양립할 수 없는 주제다. 그럼에도 모댓은 아들의 죽음이라는 불운에 집중했다면 마음의 맹점이 가려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못했을 5가지 진실을 직시하며 마음의 평안을 찾고 아들과 함께 한 시간과 추억만으로도 행복했음을 깨닫는다.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수 없고 다른 사람, 심지어 내가 낳은 자식조차 내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없다. 환경을 내 기대수준에 맞게 바꾸고 사람을 내 마음에 맞게 변화시켜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마음의 맹점을 채워 일어난 사건, 바꿀 수 없는 환경 속에 이미 존재하는 긍정의 씨앗. 행복의 요소를 발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