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重 사장 "2년 정도는 임금 반납도 감수해야"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7.18 14:49
글자크기

박 사장 "일거리 확보 여부따라 구조조정 인력 줄일 수 있어… 수주물량 늘어났지만 가격 찬바람"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지난해 7월 7일 오후 1~5시 4시간동안 조선 빅 3 가운데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중인 노협 소속 조합원들이 조선소안에 줄지어 앉아 있다./사진=삼성중공업 노협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지난해 7월 7일 오후 1~5시 4시간동안 조선 빅 3 가운데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중인 노협 소속 조합원들이 조선소안에 줄지어 앉아 있다./사진=삼성중공업 노협


박대영 삼성중공업 (9,920원 ▼230 -2.27%) 사장이 자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희망퇴직·임금반납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에 노동자협의회가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 "1년 반 내지 2년 정도는 구조조정을 감수해야 한다"며 못을 박았다.

박 사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페이토 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양플랜트협회 40주년 세미나를 마친 뒤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일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인력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지 딱 몇 명을 정해놓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하는 것도 틀린 얘기이고 구조조정 계획 자구안도 시황이 좋아지면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계 불황 타개책으로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총 5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해 희망퇴직 인원 1500명을 포함해 자의로 퇴사한 인원까지 약 2000명이 회사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올해도 삼성중공업 사측이 최근 노동자협의회와 회동해 대리 이하 사원 임금 10% 반납, 희망퇴직 검토 등의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방안을 전달했다.

박 사장은 노동자협의회가 반발하는 것에 대해 "반발해도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며 "같이 다 무너지자고 하면 그럴 수 있지만 상황을 인식하고 같이 공유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 반납도 같이 살려면 십시일반으로 희생을 각오하고 해야 한다. 1년 반 내지 2년은 그런 노력을 해야 살아남는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조선업계 시황에 대해서는 "수주물량은 늘어난 것 같은데 가격은 아직도 찬바람"이라며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면 내후년은 돼야 (시황이) 풀리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내는 것도 실력"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이 지연돼 왔던 에지나(Egina)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에 대해 박 사장은 "8월에 내보낼 것"이라며 "나이지리아에 가서 또 설치해야 하는 등 남은 작업이 있다"고 말했다.

또 파산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글로벌 해양시추업체 시드릴(Seadrill)사 등 우려에 대해 박 사장은 "파산에 대비한 대책을 세웠다. 받아놓은 돈도 꽤 많지만 다만 아직 사겠다는 사람은 없다"며 "(시추 설비인) 세미리그 같은 경우는 수요가 조금 있는데 드릴십은 아직 없다. 시황이 돌아올 때까지 2년 동안 가지고 있을 것인가 아니면 지금 팔려고 내놓을 것인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