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크리에이터'의 세계…요즘 핫한 그책 한번 '들어'볼까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7.19 06:15
글자크기

책 리뷰, 낭독, 책장 공개 등 책 관련 콘텐츠 제작하는 '북크리에이터'의 세계

리뷰, 낭독 등 책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북크리에이터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동영상, 서점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리뷰, 낭독 등 책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북크리에이터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동영상, 서점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책은 '읽는' 것에서 '듣는' 것으로, 이제는 '보고 듣는' 것으로 진화했다. 팟캐스트를 벗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동영상 플랫폼 등에서 책 관련 콘텐츠의 비중이 늘고 있다. 이곳의 '북크리에이터'들은 말 그대로 책을 '갖고 논다'. 책에 관련된 모든 것이 소재다. 책 리뷰와 독서 팁 등 기본에 충실한 콘텐츠부터 개인 책장을 공개하거나 책에 딸려오는 굿즈(goods·관련 상품)를 자랑하는 오락성 콘텐츠까지 다양하다.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는 점만은 모두 같다.

해외에서는 2~3년 전부터 '북튜버'가 등장했다. 책(book)을 활용한 유튜브(Youtube) 콘텐츠 제작자라는 뜻이다. 국내에서는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책 읽어주는 남자', '책속의 한줄' 등 큐레이션 콘텐츠가 인기를 끌다가 최근 유튜브 등으로 플랫폼이 확장하고 있는 추세다. '책읽찌라', '겨울서점', '초코붕어빵' 등 개인을 브랜드화 한 크리에이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문장 보관 서비스 '원센텐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함을 운영하는 이가희 대표는 북크리에이터 '책읽찌라'로 더 잘 알려졌다. 이 대표는 "처음엔 '원센텐스'를 마케팅하기 위해 책 읽는 방송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벌써 123회까지 오게 됐다"며 "무엇보다 좋은 책을 골라서 잘 요약해줬을 때 시청자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책은 탄탄한 스토리가 있어 콘텐츠를 재가공하기 쉽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몰리는 상황"이라며 "'북크리에이터'라는 명확한 일의 경계가 있다기 보단, 시간이 없는데 좋은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크리에이터이자 스타트업 함 대표인 이가희씨가 진행하는 '책읽찌라' 방송 화면. /사진='책읽찌라' 유튜브 영상 캡처북크리에이터이자 스타트업 함 대표인 이가희씨가 진행하는 '책읽찌라' 방송 화면. /사진='책읽찌라' 유튜브 영상 캡처
자칭 15년차 '책덕후'인 김겨울씨는 겨울서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평범한 책 추천이나 리뷰 영상부터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방법', '주인장의 책장 투어', '출판사 제작 굿즈 리뷰' 등 지역 라디오방송국 DJ와 싱어송라이터 경력을 살린 책 낭독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북크리에이션'이 정체된 도서 시장의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최근 영국의 '셸피'(shelfie·자기 책장을 찍은 사진) 열풍이 그 예다. 인스타그램에 '셸피'를 검색해보면 게시물이 75만 건을 넘는다. 전문가들은 셸피 열풍에 힘입어 종이책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판단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은 올해 처음으로 이북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반면 종이책 판매량은 6%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온라인 서점들도 북크리에이터 섭외에 적극적이다. 교보문고는 올해 4월부터 '북튜버의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 요일별로 유튜버 다섯 명이 번갈아 책을 소개한다. 유니타스 리브로는 이달부터 '비밀신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저자 소개, 표지 등의 정보 없이 북크리에이터의 책 리뷰 만을 토대로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행사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한달에만 약 3000권의 책이 출간되지만 50여권만 베스트셀러에 진입하고 나머지 책들은 보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주목받지 못한 채 잊혀진다"며 "북크리에이터를 믿고 책을 보러와주시는 분들께 좋은 책을 소개해드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