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EU EPA, 치즈와 맞바꾼 車…유럽시장 2위 굳힌다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2017.07.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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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 협정으로 EU 자동차 수출 2위 자리 굳힐듯

日·EU EPA, 치즈와 맞바꾼 車…유럽시장 2위 굳힌다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자유무역협정인 경제협력협정(EPA) 체결에 6일(현지시간) 합의했다. 이번 EPA 협상에서 일본은 자동차 관세를 7년 후 철폐하기로 합의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번 EPA는 사실상 '치즈를 위한 자동차(Cars for Cheese)' 협상이었다. EU의 주요 수출 품목인 치즈는 지난해 자연치즈만 기준으로 6만8000톤, 금액으로는 309억엔(약 3130억원)이 일본에 수출됐다. 이처럼 EU는 일본의 치즈 수요가 높아지자 '자동차 관세 철폐' 카드를 내걸고 '치즈 관세 철폐'를 얻어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날 EPA 체결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협상이 일본 자동차 수출 시장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에 수출되는 일본 차에 부과되던 관세 10%가 철폐되면 이미 엔저로 호재를 누리던 일본 자동차의 경쟁력이 더욱 높아진다. 지난 2011년 체결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 자동차 기업이 면세 혜택을 받았지만 이번 EPA 타결로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 자료를 보면 지난해 EU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는 총 107만여 대가 팔렸다. 이 중 현대·기아자동차의 현지 생산 물량을 뺀 수출은 약 40만대다. 일본의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등 7개 업체는 지난해 183만 대를 팔았고 이 중 57만대가 수출이었다.



한국산 자동차는 EU 수출 시장 점유율에서 지난 2012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EU FTA에 힘입어 2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 자동차 수출이 한국을 앞서며 2위 자리를 내줬다. 이번 EPA 협정으로 한국은 일본 자동차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자동차 부품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TPP)와 한국과 EU의 FTA을 웃도는 수준에서의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자동차의 타이어의 경우 기존 4.5% 관세가 철폐된다. 현재 일본산 타이어는 유럽 현지 생산이 없어 이 같은 관세는 타이어 업체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된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전했다.

또 이 신문은 "이미 EU 시장에서 관세가 없는 한국 자동차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일본차의 관세가 아예 없어지지 까지 협정 발효기간을 포함해 10년 가까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산 자동차 부품 관세는 즉시 철폐될 예정이라 EU에서도 일본 자동차 생산 비용이 단기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 기업이 EU에서 생산하는 약 148만대 중 절반 정도가 영국에서 만들어지고 있어 브렉시트(EU에서의 영국 탈퇴)로 향후 미칠 영향이 아직 불투명하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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