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직책·돈 필요없다…'원 코리아' 위해 연주"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7.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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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伊 공로훈장 시상식서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구상 밝혀

지휘자 정명훈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로 부터 공로훈장을 받은 후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지휘자 정명훈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마르코 델라 세타 주한 이탈리아 대사로 부터 공로훈장을 받은 후 건배제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직책이나 돈을 떠나서 뜻이 있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원 코리아(One Korea) 유스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직도 풀타임이 아닙니다."

정명훈 지휘자가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열린 국가공로훈장인 '콤멘다토레 오르디네 델라 스텔라 디탈리아'(이하 콤멘다토레) 수여식에서 "기쁜 마음으로 훈장을 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콤멘다토레 훈장은 이탈리아와 타국 간의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유지시키는데 기여한 외국인이나 해외 거주 이탈리아 시민에게 수여한다. 콤멘다토레는 국가공로훈장 중 3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정 지휘자는 라 스칼라, 산타 체칠리아, 베니스 라 페니체 극장 등 이탈리아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토스카니니 지휘자 상'(1989), '프랑코 아비아티 최고 음악 평론가상'(1988, 2015) 등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베니스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라 페니체 극장재단이 수여하는 '평생 음악상'을 받았다. 베니스 시장으로부터는 '베니스의 열쇠'를 수상하며 베니스 명예시민이 됐다.



정 지휘자는 "'원 코리아'는 한국인에게 본능과도 같은 꿈"이라며 "통일같은 거창한 얘기를 꺼낼 생각이 없지만 클래식 음악을 통해 남북이 가까워지고 젊은 음악도들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분명하게 말씀드리지만 서울시향처럼 무슨 직책을 맡을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향 사태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안타깝다"며 "오케스트라 수준을 올리는 건 오래 걸리지만 그 반대는 너무 쉽다. 10년을 해서 아시아에서 잘하는 오케스트라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한 단계 더 나아가려면 또 10년 넘게 걸리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잘 잡아줘야 할 사람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정 지휘자는 올해 내 출범하는 롯데문화재단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직을 최근 확정했다. 2015년 말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갈등 등으로 서울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사퇴한 이후 2년 만에 국내서 직책을 맡는 것이라 화제를 모았다. 다만 상임직은 아니며 100% 재능 기부로 참여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에서 하는 일은 100% 나라를 돕기 위한 거예요.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 관련 수익에 대해서는 북한 어린이 기금으로 쓸지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원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는 10~20대 재능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다. 일반적인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달리 젊은 연주자를 발굴·육성해 프로 무대 데뷔를 돕는 것이 목표다. 곧 단원 모집 공고를 내고 올해 창단을 완료해 내년 첫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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