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신뢰 추락…60% 할인율도 걱정인 컬러레이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7.07.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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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 24배에 할인율 38~60% 적용해 기업가치 최대 3170억원 책정…지난해 중국기업 PER 6~7배 그쳐

올해 국내 증시에서 처음으로 IPO(기업공개)에 나선 중국기업 컬러레이홀딩스가 무너진 시장의 신뢰를 극복하고 증시 입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에 최대 60%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밴드를 산출했지만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현재 밸류에이션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문부호가 붙는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컬러레이홀딩스는 오는 25일 시작하는 수요예측을 앞두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의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해외 NDR(기업설명회)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中기업 신뢰 추락…60% 할인율도 걱정인 컬러레이


컬러레이홀딩스는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설립한 지주회사로, 화장품 원료 사업을 영위하는 100% 자회사인 저장컬러레이와 손자회사 더칭커러가 실체라 할 수 있다. 컬러레이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87억원, 영업이익은 224억원, 순이익은 191억원이다.

컬러레이홀딩스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를 살펴보면 국내 증시 상황에 대한 고민이 묻어난다. 컬러레이홀딩스는 에스티로더그룹, 로레알그룹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둔 화장품 원료회사로 실적 안정성과 성장세를 두루 갖춘 기업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57.7%에 달하고, 전년대비 매출 성장률은 37.6%를 기록했다. 또 국내 증시에서 주요 화장품 종목의 PER은 대체로 20~40배 사이에 형성될 정도로 다른 제조업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컬러레이홀딩스는 코스온 (176원 ▼14 -7.37%), 콜마비앤에이치 (16,190원 ▲460 +2.92%) 등 6개 비교기업을 통해 기준 PER을 24배로 책정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컬러레이홀딩스가 희망공모가밴드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적용한 할인율이다. 38.2~59.5%의 할인율을 적용해 희망공모가밴드를 3800~5800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뒤 예상 시가총액은 2077억~317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순이익 기준 PER 10.8~16.5배 수준이다. 현재 상장 절차를 밟고 있는 국내 화장품 중소회사 아우딘퓨쳐스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의 PER 16.9~19.5배보다 낮다.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우량 회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대목이다.

문제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올해 잇따라 논란을 일으키며 컬러레이홀딩스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 4월 중국원양자원 (63원 ▼12 -16.0%), 완리 (21원 ▼14 -40.0%)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고 상장폐지절차를 진행중이다. 차이나하오란 (27원 ▼8 -22.9%)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주가가 급락한바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다른 중국 기업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가 커졌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6곳의 현재 주가는 모두 PER 6.3~7.5배 사이다. 그만큰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결국 컬러레이홀딩스의 IPO가 순항하기 위해선 회계투명성을 비롯한 신뢰, 펀더멘탈에 대한 믿음을 시장에 제대로 어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경쟁력과 실적, 성장성을 감안할 때 희망공모가밴드는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컬러레이홀딩스가 처음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할 때는 화장품 원료 사업 경쟁력을 앞세워 PER 20배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평가가 우세했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컬러레이홀딩스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중국 기업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면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화장품 기업이라는 데 중점을 두면 꽤 합리적인 편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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