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증권사 자기자본 비중, 전체 증권업 50% 상회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2017.06.29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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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증권사간 M&A·초대형 IB 도입으로 자본확충…자기매매·IB부문 수익비중 ↑

대형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비중이 전체 증권사 중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초대형 IB(투자은행) 육성방안 도입으로 대형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비중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증권사간 인수합병(M&A)도 비중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29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상위 5개 대형증권사들(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비중이 51.3%를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45조7000억원)의 절반을 넘은 수치다.



자기자본 증가도 대부분 대형증권사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3월말 기준 국내증권사들의 총 자기자본은 45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0년말 대비 11조3000억원(33%) 증가했다. 이중 대형증권사의 증가분은 10조5000억원으로 자기자본 증가의 92.9%가 상위 5개 증권사들에 의해 이뤄졌다.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에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기업대출 등 신규업무를 허용하면서 대형증권사의 유상증자가 크게 늘었다"며 "증권사간 M&A가 늘어난 것도 대형증권사 자기자본 비중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형증권사들은 최근 몇년간 M&A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 지난 2014년에는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병했고 지난해에는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인수합병했다.

대형사들의 자기자본이 증가하면서 부문별 수익 폭으로 변동했다. 자기매매와 IB부문 수익 비중은 크게 늘었으나 위탁매매 부문은 감소했다. 지난 3월 기준 대형증권사 수익비중은 위탁매매가 42.2%로 가장 높았다. 지난 2013년 보다 9%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IB부문도 5.4%포인트(p) 오른 12.3%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기간 위탁매매 수익비중은 16.1%포인트(p) 줄어든 33.6%를 나타냈다.

중소형증권사들도 위탁매매부분 수익비중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3월기준 중소형 증권사 위탁매매 비중은 32.8%으로 가장 높았고, 자기매매(31.4%)와 IB부문(18.7%)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대형증권사들의 늘어난 자기자본 활용으로 수익다변화와 수익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허용된 기업 신용업무와 프라임브로커리지 업무는 수익기여도가 각각 5%, 1%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으나 초대형 IB도입으로 기업금융 확대가 예상된다는 것.

박 선임연구원은 "비상장주식 매매와 중개, 외국환 업무범위 확대, 기업금융 서비스 확대 등으로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신규 업무영역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익 개선과 다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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