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채 사상 최대…금융위기 '시한폭탄' 되나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6.2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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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채비율 300% 돌파…"우리 생애에 금융위기 재발 없다" 옐런 낙관론에 '찬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우리 생애에는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담한 전망을 내놨지만 부채가 새 금융위기를 터뜨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나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8일(현지시간) 전 세계 부채가 올해 1분기에 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는 옐런 의장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재 전 세계 부채는 217조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327%에 이른다.

신흥시장, 특히 중국의 채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선진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오히려 낮아졌지만 신흥시장의 부채비율은 1년 전에 비해 5%포인트 높아졌다.



중국의 부채비율은 이미 300%를 돌파했다. 중국의 월간 사회총융자 통계를 근거로 한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지난달 304%를 웃돌았다. 특히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분기 현재 중국 GDP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한 비중은 45%가 넘었다. 신흥시장 평균치인 35%를 훌쩍 웃돌았다. 중국 부채의 취약성이 그만큼 크단 얘기다.

IIF는 올해 말까지 만기를 맞는 신흥시장 채권과 신디케이트론 규모가 1조9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 중 '달러 빚' 비중이 15%에 이른다고 한다. 금리인상 등 FRB의 통화긴축 행보로 달러값이 오르면 상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IIF는 전날 낸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채무 부담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부 나라나 산업 부문은 차입을 줄이고 있지만 계속 부채를 끌어모으는 곳도 있다는 것이다. IIF는 중국같은 신흥시장에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부채가 결국 장기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금융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채 문제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의 전날 발언이 시기상조였다고 지적한다. 옐런 의장은 니콜라스 스턴 브리티시아카데미(영국학사원) 회장과 대담 중에 FRB가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어 금융시스템을 안정시켰다며 우리 생애에 금융위기가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텐 브르제스키 ING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부채비율이 높다는 건 채무위기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아니라도 아시아와 다른 신흥시장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구조개혁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CNBC는 2008년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도 미국 가계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브르제스키는 우리가 금융위기 직전에 있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로 위험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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