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고집 레이디 가가' 아날로그, 디지털시대의 최첨단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2017.07.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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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새책] '아날로그의 반격'…디지털, 그 바깥의 세계를 발견하다

'LP고집 레이디 가가' 아날로그, 디지털시대의 최첨단


"모든 오래된 것이 머지않아 새로운 것으로 탄생할 것이다."(스티븐 킹)

디지털 인간은 아날로그로 회귀하려 한다. 디지털 음원 시대에 LP(레코드판)가 고가에 거래되고 LP공장이 다시 들어섰다. 가장 '종이'에 가까운 전자책을 찾는 독서 문화의 역설까지. '아날로그 열풍'은 단순한 변덕이나 유행을 넘어 한 줄기 문화 산업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색스는 인문학적, 산업적 통찰력을 통해 디지털 라이프의 한계와 아날로그 세계의 확장성을 조명한다. 1부에서는 LP, 종이, 필름, 보드게임 등 아날로그 사물의 매력을 다각도로 비추고 2부에서는 아날로그적 아이디어가 출판, 유통, 제조 등의 산업에서 가져오는 변화를 살핀다.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아마존은 뉴욕 맨해튼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고 있다. 가장 첨단을 걷는 실리콘밸리의 리더들은 몰스킨 노트에 빠졌으며, 코딩을 하던 엔지니어들은 퇴근 후 수제 맥주를 만드는 등 아날로그적 노동을 자처한다. 유명인들의 아날로그 사랑도 마찬가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아날로그 시계 '시놀라' 애호가이고 레이디 가가는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LP레코드를 선택했다.

"레코드판이 꽂힌 서가에서 앨범을 골라 디자인을 꼼꼼히 들여다보다가 턴테이블의 바늘을 정성스레 내려놓는 행위, 그리고 레코드판의 표면을 긁는 듯한 음악 소리가 스피커로 흘러나오기 직전 1초 동안의 침묵. 이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손과 발과 눈과 귀, 심지어 (레코드 표면에 쌓인 먼지를 불어내기 위해) 가끔은 입도 사용해야 한다."



저자는 아날로그가 개인 취향의 영역을 넘어 부의 재분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첨언한다. 실리콘밸리에 IT 기업이 하나 더 생기는 대신 지방의 한 도시에 작지만 분위기 있는 책방이나 레코드점이 생길 때 이윤과 활력의 균형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아날로그의 반격=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현 옮김. 어크로스 펴냄. 448쪽/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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