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한미정상회담(상)

머니투데이 김성휘 박소연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7.06.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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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文 대통령 방미 첫일정은 '장진호 전투' 추모


[런치리포트]한미정상회담(상)





문재인 대통령은 첫 해외순방을 위해 오늘 28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29·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외에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와 각각 간담회를 갖는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리는 한편 교민들을 위로 격려하는 일정도 마련했다.

청와대는 26일 이같은 문 대통령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오는 28일 미국으로 출국, 다음달 2일 귀국하는 3박5일 일정이다. 해외 순방 일정은 대개 경제와 안보 양대 축이지만 이번엔 양국 최대 현안이 돼 있는 안보 분야에 무게가 더 실린다.



6월28일 = 순방일정의 첫날이다. 문 대통령은 현지 공항 도착 후 환영 행사를 갖고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헌화한다. 지난달 세워진 기념비는 버지니아주 미 해병대 박물관에 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 상공회의소가 여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및 만찬에 참석한다. 함께 경제사절단과 간단한 간담회도 갖는다.

6월29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만난다. 문 대통령은 그에 앞서 우선 하원 지도부를 만나 간담회를 갖고, 뒤이어 상원 지도부도 만난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물론 미 정계 핵심인물들과 한미동맹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오후엔 백악관을 찾아 상견례를 겸한 환영 만찬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 환영만찬으론 두 번째, 부부동반 만찬으론 첫번째다.



6월30일=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하루를 연다. 이어 오전중 백악관을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영접, 정상회담, 확대회담에 이어 양 정상이 함께 언론 앞에 선다. 양 정상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질의응답 없이 각자의 소회와 입장을 밝힌다. 문 대통령은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최하는 오찬을 백악관에서 갖는다. 저녁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를 방문해 이곳에서 연설하고 관계자들과 만찬회동을 한다.

7월1일= 문 대통령은 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타국 생활을 격려한다. 워싱턴D.C에 상주하는 한국 언론의 특파원과도 간담회를 진행한다. 문 대통령은 이로써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한미 두 정상간 긴밀한 우의와 신뢰를 구축해 향후 5년간 정상간 필요하면 수시통화, 상호방문, 다자회의 회동 등을 통해 긴밀한 협의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맹 발전 비전을 공유하고 시급한 당면과제인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근본적 해결을 위해 큰 틀에서 공동의 대응방안 논의하기 위한 허심탄회한 이야기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특히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한미 양국관계의 특별함을 강조하는 동시에 문 대통령 가족사가 연계된 주요한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장진호(長津湖) 전투는 1950년 11월, 미국 해병1사단이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중공군에 고립된 가운데 치른 치열한 전투다. 미군 역사상 가장 처절했고 피해가 컸던 전투 중 하나로 기록된다. 그러나 미군은 압도적으로 규모가 컸던 중공군의 남하를 저지하고 시간을 번 데다 중공군 포위를 뚫고 후퇴에 성공, 그해 12월 흥남철수 등 1·4후퇴를 가능하게 했다. 흥남철수의 상징인 미 군함 매러디스 빅토리호에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와 누나도 타고 있었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7주년 국군 및 UN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에서 참전 유공자와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2017.6.23/뉴스1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6.25전쟁 제67주년 국군 및 UN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에서 참전 유공자와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2017.6.23/뉴스1
대통령, 워싱턴 갈 때마다 '명암' 엇갈렸다


[런치리포트]한미정상회담(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51일만에 열린다.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빠른 시기다. 한미관계가 갖는 위상만큼이나 역대 대통령은 첫 한미 정상회담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한미 정상회담엔 언제나 '명암'이 엇갈렸다.

◇같은 듯 달랐던 역대 미국 방문길 = 박근혜 정부의 첫 한미정상회담은 2013년 열렸다.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화두였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통역없이 10분 동안 백악관 로즈가든을 함께 걸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지지했다. 한미동맹 60주년 공동선언도 가졌다. 성과였다.

사건은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이 순방을 지원하던 현지 인턴을 성추행했다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들인 회담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었다. 박 대통령은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 현지에서 윤 대변인을 경질했다. 이 일은 두고두고 박근혜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의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 받았다. 각별한 대접이란 의미가 부여됐다. 분위기도 좋았다. 양국 정상은 카트를 함께 타고 골프를 즐겼다. 주한미군 감축 백지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지속 등 성과도 올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한 게 후폭풍을 불렀다. 외교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에 쇠고기 협상 카드를 수용, 국내에서 상당한 역풍에 부딪쳤다. 이것이 광우병 사태로 이어졌고 이명박 정부는 초반 위기에 빠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미국을 찾았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부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링컨 대통령 침실 등 백악관 2층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대중정부 계승자'에 대한 미 정계의 의구심도 해소해야 했다. 그러나 국내 여론이 썩 칭찬 일색이었던 건 아니다. 노 대통령이 현지에서 박한 대우를 받았다는 등의 평가가 국내 언론에서 나왔다.

26일 청와대 초청으로 문 대통령을 만난 전직 주미대사들은 "첫 회담이니 우의와 신뢰 다지기가 큰 목표"라며 "(사드 배치 등) 당면한 문제는 너무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것보다 큰 공감대 형성 차원으로 해 달라"고 조언했다.

이상일 아젠다센터 대표는 머니투데이 더300과 통화에서 "미국에 선물을 줘야 한다거나 외교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을 갖지 않았으면 한다"며 "선례에서 보듯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도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참전용사 추모, 의회 만남 '판박이'= 대통령의 첫 방미는 한미 정상 간 상견례와 신뢰우호 구축이 1순위 목표였다. 역대 대통령들은 비슷비슷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각기 특색을 살리고자 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략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 사이 미국을 방문했다. 대개 첫날은 늦게 미국 뉴욕에 도착하는 만큼 현지 동포 간담회 등을 가졌다. 도착 이튿날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뉴욕증권거래소 개장 벨을 타종하며 경제외교 시동을 걸었다. 유엔 사무총장 면담, 경제계 인사들과의 만남, 미국 주요 외신들과의 인터뷰도 이튿날 주요 일정이다.

사흘째는 주로 워싱턴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워싱턴에선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와 참전용사와의 만남 등 일정을 소화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확인했다. 미 의회, 고위관료와의 접촉도 가졌다. 박 전 대통령은 첫 방미길에서 이례적으로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했다.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은 미 의회 지도자 간담회였다.

노 전 대통령의 9·11 참사 '그라운드제로' 방문, 박 전 대통령의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만찬도 인상적이다. 경제 일정도 빼놓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특별히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해 서부 지역 경제인들을 만나고 인텔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LA로 이동해 창조경제리더 간담회를 가졌다. 이밖에 이 전 대통령은 미 대통령의 공식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하룻밤을 묵었다.



文대통령 첫 방미, 고위관료 동행 예년보다 줄어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사진=뉴스1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사진=뉴스1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8일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길엔 예년보다 고위 관료의 동행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현재 청와대에선 한미 정상회담 준비의 책임자 격인 정의용 안보실장, 공보를 총괄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핵심 참모들이 방미 수행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내각에선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사실상 유일한 장관 수행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5월11일부터 15일까지 첫 방미길에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 등 정부·청와대 관료 15명을 대거 포함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4월1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첫 방미 수행단에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을 포함했다. 이태식 주미대사 내외,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김태영 합참의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김병국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김중수 경제수석 등도 동행한 매머드급 수행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5일부터 9일까지 첫 방미길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경우 취임 후 사상 최단기간인 51일 만에 방미길에 오르는 데다 주요 부처 장관의 청문회 일정이 늦어진 것이 고위 관료의 동행이 적어진 이유로 꼽힌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경우 인선이 늦어져 아직 주형환 장관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방미 경제인단(경제사절단)은 52명이다. 박 전 대통령의 첫 방미 때(51명)와 비슷하고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 때보다는 커졌다. 노 전 대통령의 경제 사절단은 기업인과 경제5단체장 등 총 31명, 이 전 대통령의 첫 방미땐 26명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방미 사절단은 51명이었지만 2015년 재방문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6명의 경제사절단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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