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제주 경제 타격…관광수입 2150억원 감소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17.06.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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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역경제보고서]한국 관광 금지 조치 영향…강원·인천 중국인 관광객 수도 급감

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15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15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관광 금지 조치로 제주 지역 관광 수입이 2000억원 넘게 급감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천과 강원 지역의 중국인 관광객 수도 크게 줄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평가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5월 중 제주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1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12.4% 증가했으나 외국인 관광객 수가 72.7% 줄었다.



지난 3월15일부터 시작된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 당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해 내린 조치로 단체관광이 전면 중단되고 크루즈 선박의 제주 운항이 취소됐다. 그 결과 제주를 찾은 4~5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88.6% 감소했다.

한은 제주본부에서 1인당 지출규모를 토대로 관광수입 변동 규모를 추정한 결과, 4~5월 중 제주도 관광수입이 전년동기대비 2147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내국인 관광객수 증가로 수입이 723억원 증가하는 반면 외국인 관광객 수 감소로 2870억원이 줄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태별로 외국인 관광객 지출의 50% 가량이 집중되는 면세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액 감소폭이 컸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대형소매점의 판매액지수는 3월 전년동기대비 8.3%, 4월 10.5% 하락했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 수가 늘며 지역 음식점이나 렌터카 등 주로 내국인을 상대하는 일부 업종은 업황이 소폭 개선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의 영향은 제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원지역의 경우 1분기 중 겨울축제와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개최에 힘입어 36.1% 증가했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4~5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강원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60% 정도가 방문하는 남이섬의 올해 4~5월 외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17.6% 줄었다. 특히 5월 감소폭이 33.2%로 크게 확대됐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4월 전년동기대비 92.8%, 5월 94.6% 급감한 영향이 컸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이슬람권 국가의 관광객 수도 5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3~4월 인천지역의 중국인 관광객 수도 지난해 3~4월과 비교해 약 5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시행된 3월15일부터 5월말까지 총 21척의 중국 경유 크루즈선의 인천 기항이 취소되고 단체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인천~천진 간 카페리 여객 수도 급감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여행, 숙박, 면세점 등 관광 관련 서비스업의 업황이 뚜렷하게 악화됐다. 3월 중 지역 호텔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예약 취소로 매출이 감소했다. 시내 면세점도 매출이 전년동월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통관 지연 등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소비재산업을 중심으로 비관세 장벽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화장품 등 일부 제품의 온라인 수출 호조에 따라 4월중 화장품, 비누 및 치약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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