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 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3월15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대합실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떠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5월 중 제주지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61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12.4% 증가했으나 외국인 관광객 수가 72.7% 줄었다.
한은 제주본부에서 1인당 지출규모를 토대로 관광수입 변동 규모를 추정한 결과, 4~5월 중 제주도 관광수입이 전년동기대비 2147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업태별로 외국인 관광객 지출의 50% 가량이 집중되는 면세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액 감소폭이 컸다. 이에 따라 제주지역 대형소매점의 판매액지수는 3월 전년동기대비 8.3%, 4월 10.5% 하락했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 수가 늘며 지역 음식점이나 렌터카 등 주로 내국인을 상대하는 일부 업종은 업황이 소폭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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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의 영향은 제주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원지역의 경우 1분기 중 겨울축제와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개최에 힘입어 36.1% 증가했던 외국인 관광객 수가 4~5월 큰 폭으로 감소했다.
강원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60% 정도가 방문하는 남이섬의 올해 4~5월 외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17.6% 줄었다. 특히 5월 감소폭이 33.2%로 크게 확대됐다.
중국인 관광객 수가 4월 전년동기대비 92.8%, 5월 94.6% 급감한 영향이 컸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이슬람권 국가의 관광객 수도 5월 들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3~4월 인천지역의 중국인 관광객 수도 지난해 3~4월과 비교해 약 54%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시행된 3월15일부터 5월말까지 총 21척의 중국 경유 크루즈선의 인천 기항이 취소되고 단체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인천~천진 간 카페리 여객 수도 급감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여행, 숙박, 면세점 등 관광 관련 서비스업의 업황이 뚜렷하게 악화됐다. 3월 중 지역 호텔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의 예약 취소로 매출이 감소했다. 시내 면세점도 매출이 전년동월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은 통관 지연 등 수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소비재산업을 중심으로 비관세 장벽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화장품 등 일부 제품의 온라인 수출 호조에 따라 4월중 화장품, 비누 및 치약의 대중국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