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170兆 자산, 사회와 공유하겠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7.06.2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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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하다가 기조연설 위해 잠시 나와..."SK 연구·개발(R&D) 자산과 경영 노하우 등 유무형 자산 나눌 것

최태원 SK 회장이 23일(금)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 SK그룹최태원 SK 회장이 23일(금)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 SK그룹


최태원 SK (160,500원 ▼1,500 -0.93%)그룹 회장이 SK가 가지고 있는 170조원 규모 자산을 사회와 공유할 인프라를 만드는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사무공간과 주차장 등 유형자산은 물론 연구·개발(R&D) 성과물과 경영 노하우 등 무형 자산까지 공유할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23일 오후 2시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7년 사회적기업 국제포럼'에 참석해 30여분간 기조연설을 하며 이 같이 밝혔다. 사회적기업 관련법이 만들어진지 10주년이 된 것을 기념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최 회장은 "SK 자산이 170조원인데, 이 자산 중에서 사회와 나눌 수 있는 공유 인프라를 만들 것이고 준비 중에 있다"며 "이를 활용해 창업도 할 수 있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사회문제도 함께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공유 인프라는 SK 내부와 외부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자는 목표가 있으면 누구나 한식구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 회장이 19일 열린 SK 확대경영회의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SK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사회와 함께 발전하겠다는 새 비전을 밝힌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SK는 각 계열사들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10~11월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또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이 걸어온 10년을 소회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기업 경영하기도 바쁜데 사회적 기업을 챙길 시간이 있냐는 질문을 받는데, 이게 제 할 일이라고 답한다"며 "영리기업인 SK도 사회적기업 통해 얻는 혁신도 있고 이렇게 하는 것이 영리기업을 운영하는 목적이기도 하다. 이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건강검진을 하다 말고 기조연설을 하러 온 최 회장은 "아침부터 물 한 모금을 못했고 끝나면 또 건강검진을 가야 하지만 (기조연설을) 마치고 가겠다"고 말해 사회적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최 회장은 향후 사회적 기업을 더 키워야한다며 목표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향후 10년 안에 우리나라 사회적기업 경제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3% 수준으로 만들길 제안한다"며 "사회적기업 10만개를 만들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회적 기업의 규모는 GDP 대비 0.25% 수준에 불과하다.

이어 "그렇게 되면 누구나 사회적기업의 임팩트를 인정받게 될 것이고, 사회적기업 혁신이 우리사회 전체에 확산될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4가지 방안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할 수 있어야 중요성을 알게 되고, 이를 가지고 투자가 이뤄지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사회적 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해주는 판로 지원과 경영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재 육성을 통해 더 많은 사회적 기업가를 키워야 한다"며 "SK도 경영전문대학원(MBA)을 통해 지난 1년간 50명의 사회적기업가를 배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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