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광장에서 이루어진 이색적 미세먼지 토론

머니투데이 동종인 서울시립대 교수 2017.06.14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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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의 습격 5회-②]

동종인 서울시립대 교수겸 서울시 맑은하늘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위원장동종인 서울시립대 교수겸 서울시 맑은하늘만들기 시민운동본부 위원장


지난 5월 말 서울 도심 광화문 광장에서는 매우 상징적이고 이색적인 토론회가 개최됐다. 우리에겐 낯설지만 미세먼지 문제라는 어려운 주제의 토론회가 광장을 선택한 것이다. 과거 민주주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그리스의 광장 토론문화가 그 원류라고 할 수 있다.

정치가 시민들과 분리돼있는 사회에 길 들여져 있는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겠지만, 실제 현장에서 어린이, 젊은이들의 참여도와 열성을 봤을 때 새로운 희망을 보는 것 같았다.



현장 제안 약 2100건과 사전 제안 2400여 건을 포함해 4500여 건의 제안을 분석해 보면 친환경 교통 및 자동차 수요관리 제안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환경법제도 개선, 환경외교와 대외협력 강화 등이 제시됐다.

이렇게 높은 참여도를 보이는 것은 미세먼지가 이 사회에서 심각한 문제이고 이것에 의해 어린이, 노약자, 폐 질환자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미세먼지는 실제 생활의 불편을 주는 정도를 넘어 발암성과 같은 치명적인 건강 영향을 주고, 시정장애를 유발 시키며 시설물이나 건축물을 부식시키고 수명을 단축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지역 주민의 삶의 가치를 저하 시키고 방문자로 하여금 나쁜 인상을 주어 관광 산업에도 악영향을 주는 등 직접적, 간접적 악영향은 막대하다.

이런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번 시도에 대해 반응이 엇갈리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시민참여 방안을 찾아간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다.내용적으로는 사대문 안에 노후 경유차 등 공해유발 차량 진입제한과 미세먼지농도가 높을 경우 시민참여형 자동차 2부제 실시 등을 들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이 혼잡한데 이를 개선 시켜야 한다는 점과 영세업자의 생계 문제, 자동차업계와 정유업계에 미칠 손실 등이 지적되고 있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한시적 무료이용에 대해 세금이 쓰여 지는 점도 지적된다.


도시지역에서 일반 시민들이 느끼는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는 자동차에 의한 대기오염문제라는 것은 여러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바 있다. 문제는 지금껏 정부, 지자체, 시민, 기업 어느 주체에서도 미세먼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궁극적으로 이들 주체들이 연계하고 국제적으로 의제화해 협력 체제가 갖추어져야만 해결될 수 있다. 이번 시민 대토론회 형식이 관 주도라는 점에서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광장에서 그리고 온라인 매체에서 짧은 시간에 굉장히 다양한 목소리를 결집 시키고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문제의식 수준을 높였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현실문제 참여의식을 바탕으로 앞으로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각 시민 그룹, 기업들이 함께 솔루션을 찾아가야 문제가 해결된다. 일부에서는 생활에 불편을 주고 손해를 감수해야 하며 국가 및 지자체의 예산도 당연히 투입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손실은 최소화하되 단기간에 이 심각한 난제가 해결점을 찾아 나가도록 최대한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제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광장에서 시작된 토론이 다양한 논의 및 접근 구조를 이루어 나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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