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안정→캠프..文대통령 장관 인사, 다음 컬러는 관료?

머니투데이 김성휘 ,우경희 기자 2017.06.1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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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인물별 색깔 뚜렷, 팀워크는 미지수…관료출신 경제라인 중용될까

(왼쪽부터)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부 장관 후보자 /사진=청와대 제공(왼쪽부터) 김상곤 교육부 장관 후보자,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부 장관 후보자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1일까지 18개부 가운데 11곳의 장관을 세 차례 나눠 인선했다. 한 번에 3~4명씩 묶어 발표하는 식이다.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공개한다”는 게 청와대의 공식 답변이다. 다만 그룹별로 보면 색깔이 뚜렷하다.

◇파격-안정-캠프출신..다음은?= 이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법무부장관에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가인권위원장), 국방장관에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환경부장관에 김은경 전 청와대비서관, 고용노동부 장관에 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노동전문가 조대엽 고려대 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지명자들의 공통점은 2012년부터 문 대통령 캠프에 적극 몸담았거나 정책브레인 역할을 했단 사실이다. 성향은 전략가, 개혁가적 측면이 강하다. 안경환 후보자(법무), 송영무 후보자(국방)는 비사법고시, 비육사이다. 각각 법무부엔 사법고시 출신이 아닌 장관, 국방부엔 '육사라인'과 다른 배경을 가진 장관을 앉혀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첫 장관인사인 김동연(기획재정부) 강경화(외교) 김상조(공정거래위) 후보 지명은 '파격' 자체였다. 김동연 부총리는 상고 출신으로 기재부 장관까지 오른 이력이 입지전적 인물이다. '흙수저' 스토리 인사의 대표격이다. 전임 정부때 중용된 인사를 능력만 되면 쓸 수 있단 점에서도 놀라웠다. 비외무고시 강경화 후보자에게 외교부를, 비공무원이자 '재벌개혁'의 아이콘인 김상조 후보자에게 공정위원장이라는 '칼자루'를 맡긴 것 또한 파격이다.



두번째 장관인사 패키지는 위장전입 논란 등 검증잣대가 수직상승한 뒤 이뤄졌다. 자연히 신상문제가 적고 야당까지 설득, 청문회 통과가능성이 높은 현역의원들이 대거 입각했다.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김부겸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도종환 의원,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김현미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김영춘 의원이다. 이 정도면 내각제에 준하지 않느냐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경제라인엔 관료? 팀워크는 = 남은 장관들은 또 어떤 컬러로 채울까. 세 차례 패키지서 주목되는 건 '관료 실종' 기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정도를 제외하면 관료 경험이 있더라도 '비관료'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차관에 정통 관료를 앉힌 것과 대비된다. 집권 초 ‘적폐청산’이나 ‘개혁’을 화두로 삼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관료는 ‘개혁’보다 ‘안정’으로 기우는 게 사실이다.

11일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 신설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7곳이 남았다. 굵직한 부처로는 경제라인이 눈에 띈다. '장관급'으로 범위를 넓히면 금융위원장도 인선해야 한다.


네번째 장관 패키지 인사에는 관료 출신이, 특히 경제라인에 포진할 가능성이 대두한다. 일례로 금융분야 만큼은 무딘 칼을 세게 휘두르기보다는 수술칼처럼 정밀한 집도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한편 새 정부 1기 내각은 발표된 그룹별 컬러는 비슷해도 그 칸막이를 텄을 땐 색깔이 어지럽게 뒤섞인다는 지적도 있다. 각각의 스토리와 정치적 소신은 뚜렷하다. 개혁적 전문성도 확실하다. 이들이 국무회의 등 한자리서 토론을 펼치면 그야말로 난상토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우러짐은 느껴지지 않는다. "반대 의견도 말하라"고 했던 문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팀워크를 이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이러려고 미뤘나"= 이날 발표된 네 명의 장관 후보자는 일찌감치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들이다. 문 대통령은 위장전입 등 '5대 원칙' 논란 이후 검증잣대를 대폭 높였다. 24시간 검증, 검증에 또 검증 등이란 표현이 튀어나왔다. 그럼에도 사실상 '원안'에 가까운 인사 결과를 냈다.

김상곤 후보자의 경우 청와대서 신상검증 동의서를 받고 서류작업 중이란 얘기가 거론된 것부터 따지면 수 주 전부터 장관 후보자였다. 그런데 발표일시는 문 대통령 취임 한 달을 넘겼다. 송영무 안경환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검증 논란을 피하려 거듭 이들의 신상을 점검했지만 사실상 내정 상태에서 탈락시키지는 않은 걸로 풀이된다. 김상곤 후보자의 경우 수능 절대평가화 등 정책 면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올 사안도 안고 있어 국민들 사이에 호불호가 엇갈린다. 그런데도 탈락보다는 재차 검증을 통한 발탁 강행에 무게를 둔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후보자 논문 표절 논란 등에 대해 "내부 기준으로 봤다"고 말했다. 단 이 기준이 국민 눈높이와 부합할지에 대해선 "저희 나름으로 높은 기준으로 봤다는 것"이라며 "청문회서 다뤄질 내용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인사검증에 시간이 걸린 것 같다"며 "작은 것이라도 (의혹이) 있으면 다 확인하려 들었고 그러다보면 다시 찾고 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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