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1년, 19대보다 법안 발의는 늘었는데…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7.05.30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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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19대 국회 첫 1년보다 법안 발의 34% 증가…법안 처리율은 22%에 불과

20대 국회 첫 1년, 19대보다 법안 발의는 늘었는데…


20대 국회가 개원 1년을 맞았다. 사상 첫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을 통한 정권 교체를 지나온 1년이었다. 격변의 시기였지만 입법 활동은 활발했다. 19대 국회에 비해 국회 법안 발의수가 크게 늘었다. 반면 처리법안수는 발의 법안 5건중 1건에 불과해 입법 생산성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5월 30일 개원한 20대 국회는 전날까지 1년간 총 7074개 의안이 제안됐다. 이는 19대 국회가 2012년 5월 30일 개원 후 1년 동안 제안된 의안 수 5275개보다 38% 늘어난 숫자다. 법률안도 19대 국회 첫 1년간 발의수인 4944개보다 34% 늘어난 6822건을 기록했다.



19대 국회는 대선을 약 6개월 앞두고 시작됐다. 박근혜정부 탄생 후에는 대선 공약과 관련해 경제민주화 등 관련 법안들이 집중적으로 발의돼 처리됐다. 20대 국회는 개원 1년만에 조기 대선을 치르는 비상 상황 속에서도 19대 국회를 능가하는 법안 발의 실적을 보였다.

다만 실제 국회 성과로 인정될 수 있는 의안 처리 실적은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다. 법안은 1376건만 처리돼 발의된 법안 중 80%가 계류 상태다.



20대 국회 첫 1년, 19대보다 법안 발의는 늘었는데…
상임위별로는 안전행정위원회 소관 법안이 981건으로 가장 많이 발의됐다. 보건복지위원회가 732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598건, 국토교통위원회가 595건, 기획재정위원회가 593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회에서 가결이나 대안반영 등 처리 건수는 농림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61건으로 가장 많다. 농해수위는 법안 통과율도 50.4%로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다. 이어 국토교통위원회가 181건, 보건복지위원회가 141건, 안전행정위원회 138건 순이다.

반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관 법안은 256건 중 단 15건만 처리돼 가장 저조한 법안 처리 실적을 기록했다. 법제사법위원회도 581건이나 접수됐지만 이중 36건만 처리해 좋지 않은 실적을 나타냈다. 또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는 민생 법안이 몰려드는 상임위지만 각각 529건과 561건의 법안을 접수받고도 59건과 72건 처리에 그쳤다.


정치권이 쟁점 법안 처리는 미룬 채 의견이 크게 엇갈리지 않는 법안들 위주로 통과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대기업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법 개정안(법사위), 만 18세 선거연령 하향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안행위), 노동시장 4대개혁 법안(환노위) 등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설치가 유력해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사위)도 20국회가 열리면서부터 논의됐지만 지금까지 진전된 결과가 없다.

한편 20대 총선 당시 “5대 개혁과제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치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약속한 옛 새누리당 의원들은 1년이 지나도록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경환, 김무성 등 31명 의원들이 약속한 개혁과제는 갑을개혁(하도급거래공정화에 관한법률 일부개정안/정무위 회부), 일자리규제개혁(국민행복과일자리창출,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개혁특별법/정무위 상정,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정무위 상정), 청년독립(청년기본법안/기재위 상정), 4050자유학기제(고용정책기본법 일부개정안/5월 30일 접수), 마더센터(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일부개정안/복지위 회부) 등이다.

세비 반납 요구가 빗발치자 5대 개혁과제 이행은 법안 발의를 의미했다며 계약 내용을 이행했다는 해명이 나왔다. 이들 의원은 "국민앞에 엄숙히 서약한 막중한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고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개혁법안 발의에 그치지 않고, 법안이 통과, 시행돼 진정한 국가개혁을 완수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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