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990년대 '매킨토시'와 비슷하다?

머니투데이 조성은 기자 2017.06.0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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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984년에 출시했던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와 테슬라의 '모델 S'/사진제공=유튜브, 블룸버그 캡쳐 애플이 1984년에 출시했던 개인용 컴퓨터 '매킨토시'와 테슬라의 '모델 S'/사진제공=유튜브, 블룸버그 캡쳐


테슬라(Tesla)의 운명은 1990년대 '매킨토시'(Macintosh)와 같을까, 아니면 2007년 '아이폰'(iPhone)처럼 될까?

전기차하면 단연 '테슬라'가 떠오를 정도로 테슬라는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이자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는 회사다. 가히 테슬라는 전기차의 대명사라 할 만하다.



또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디트로이트를 거점으로 성장·발전해온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주춤하는 사이 실리콘밸리에서 과감히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어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올해 들어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포드, GM 등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을 연달아 추월하며 자동차 업계의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그런데 업계에는 이같은 테슬라를 두고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테슬라가 1990년대의 매킨토시와 같은 실패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대표인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은 2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시각을 전했다.

1984년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 개념을 처음 도입한 매킨토시를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개인이 가정에서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건 엄두도 못 내던 시절이었기에 애플의 매킨토시는 그야말로 컴퓨터 업계의 혁신같은 존재였다.


게다가 매킨토시는 컴퓨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잇점 때문에 초기 반응이 상당히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점차 후발주자인 IBM의 PC(Personal Computer)에 밀리기 시작했고 결국 1998년 매킨토시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후 IBM PC가 개인용 컴퓨터의 대명사가 돼 버렸다.

90년대의 매킨토시처럼 지금의 테슬라 역시 '전기차'라는 혁신을 일으켰지만 그 혁신이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안드레센의 지적인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미래는 2007년의 아이폰과 같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조사업체 퓨전 아이큐(FusionIQ)의 설립자이자 블룸버그 칼럼니스트인 배리 리쏠쯔(Barry Ritholtz)는 "테슬라는 2007년 아이폰과 비슷하다"며 테슬라의 미래를 낙관했다.

피처폰이 대세였던 그 시절 애플은 최초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놓으며 개인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삽시간에 뒤집어 버렸다. 아이폰은 그야말로 혁신 그 자체였다. 이후 애플은 아이폰의 성공에 힘입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상장회사로 등극했다.

안드레센 역시 테슬라와 스페이스엑스, 솔라시티를 모두 창업한 머스크의 경영능력을 인정하며, 테슬라가 1990년대의 매킨토시가 아닌 2007년의 아이폰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견했다.

아이폰이 나온 이후 애플의 주가는 지난 10년 간 약 850% 올랐다. 매킨토시를 내세웠던 지난 1987년부터 1997년까지의 애플 주가가 50% 이상 떨어졌다. 매킨토시는 실패작으로 끝났지만, 아이폰은 대성공을 거뒀다.

테슬라 역시 지난 7년간 주가가 2000% 가까이 상승하는 그야말로 유례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머스크는 최근 인터뷰에서 "테슬라는 마땅히 높은 주가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드레센은 "테슬라는 현재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서 있다"며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아이폰이 될지, 아니면 매킨토시로 전락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테슬라의 미래를 조망하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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