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그림 속 귀한 '얼룩삽살개'… 300년만에 복제 성공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은 기자 2017.05.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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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사진=뉴스1


1743년 조선 영조때 궁중화가였던 김두량(金斗樑)이 그린 그림 속 얼룩삽살개가 복제돼 24일 일반에 공개된다. 대전 오월드(구 대전동물원)는 순수 토종견인 얼룩삽살개를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김민규 교수에게 기증받아 이날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김 교수팀이 300여 년만에 생명공학의 힘으로 복제한 그림 속의 얼룩 단모(短毛:털이 짧음)견은 대단히 귀한 동물이다. 일반적으로 삽살개는 장모(長毛:털이 김)견인데 비해 단모견은 전체의 약 3%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김두량의 그림에 등장하는 단모 얼룩 삽살개는 통계를 내기 어려울 만큼 드물다.



한국삽살개재단은 10여 년 전 수컷 얼룩 삽살개가 태어나자 번식을 시도했지만 무정자증으로 증식이 불가능했다. 김민규 교수팀은 삽살개재단으로부터 이 삽살개의 체세포를 받아 난자를 제공한 개의 난자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난자와 수컷의 세포를 융합시킨 뒤 대리모 개에 이식, 임신 과정을 거쳐 복제에 성공했다.
24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오월드에서 체세포와 난자 융합방식으로 복제에 성공해 300년만에 태어난 얼룩 삽살개인 첫째와 둘째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24일 오전 대전 중구 대전오월드에서 체세포와 난자 융합방식으로 복제에 성공해 300년만에 태어난 얼룩 삽살개인 첫째와 둘째가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공개된 얼룩삽살개는 지난 2월에 태어난 수컷 2마리로 그동안 연구팀의 보호를 받으며 성장하다 4개월을 넘기며 환경 적응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돼 오월드에 기증됐다. 오월드측은 300년 만에 복제에 성공한 얼룩삽살개를 어린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어린이동물원에 전시하기로 하고 삽살개의 습성에 맞는 사육 환경을 조성하고 전담 사육사를 배치하는 등 손님 맞이 채비를 갖췄다.

김 교수팀은 앞으로 암컷 얼룩삽살개 복제에도 나서 자연 번식을 유도할 계획이다.



얼룩삽살개 복제에 성공한 김 교수팀은 지난 2005년 세계 최초의 복제견인 ‘스피너’ 복제에 성공하고, 그동안 마약탐지견, 맹인안내견 등 사회 공익적인 동물의 복제는 물론 대기업회장의 애견 복제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구축해 왔다.

한편 김두량의 그림에는 영조 임금이 친필로‘柴門夜直 是爾之任 如何途上 晝亦若此’(밤중에 사립문을 지킴이 임무인데 어찌하여 길위에서 대낮부터 이렇게 짖고 있으냐)라는 화제(畫題)를 쓴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삽살개는 조선시대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액운을 막고 복을 부르는 상징으로 여겨지는 삽살개는 1992년 천연기념물 368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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