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테러범은 리비아계 영국인…극단 이슬람주의자 추정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7.05.24 10:58
글자크기

(종합)지인들" 아베디, 최근 수년간 급진화"…IS, 자신들의 소행이라 주장

22일(현지시간) 밤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 2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영국전역에서는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사진=AFP22일(현지시간) 밤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 22명이 사망하고 59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영국전역에서는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사진=AFP


22일(현지시간) 밤 영국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 용의자가 극단 이슬람주의자로 추정되는 리비아계 영국인 살만 아베디(22)로 확인됐다. 용의자를 확인한 영국 경찰은 테러에 가담한 공범 여부에 초점을 맞춰 수사에 나섰다.

BBC와 CNN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은 23일 용의자의 신원이 아베디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베디는 22일 밤 10시30분쯤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발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직까지 공식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정권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한 부모 아래 1995년 맨체스터에서 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맨체스터 남부 팔로우필드의 한 주택에 거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이 주택에 무장 병력 약 20명을 투입해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아베디의 지인과 형제는 아베디가 어렸을 때부터 고독한 성격의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아베디를 지난 수년간 보지 못했지만 최근 그를 봤을 때 그가 이슬람 예복을 입고 수염을 길게 기른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아베디의 지인들은 그가 갱단과 연루된 5~6명의 독실한 이슬람교 가족의 일원이었다고 말했다. 또 아베디가 최근 수년간 급격히 극단적인 이슬람주의에 빠졌다고 했다.

아베디는 2015년부터 영국 살포드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학교에 따르면 아베디는 2016년부터 수업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학교 생활에 소극적이었고 학교 친구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경찰 당국은 아베디 외에도 범죄에 관여한 또다른 용의자가 있는지 수사 중이다. 이안 홉킨스 맨체스터 경찰서장은 "아베디가 혼자서 혹은 네트워크의 일부로 행동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게 우선 과제"라며 "공범 관여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23세 남성을 이날 오전 맨체스터 남부에서 검거했다. 체포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이 남성이 얼굴에 미소를 띈 채 경찰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한 이웃은 이름을 알지 못하는 20대 남성이 다른 이들과 함께 이 주택에 거주했지만 최근 6개월 사이엔 남성 한 명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AP통신에 말했다.

한편 전날 밤 미국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공연이 열리고 있던 맨체스터 경기장에서 폭탄이 터져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테러 배후라고 주장하지만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영국 정부는 테러 경계수준을 가장 높은 '위기'(critical)로 격상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3일 테러 경계수준을 '심각'(severe)에서 '위기'로 한 단계 높였다.

영국의 테러 경계수준은 '낮음'(low)-'보통'(moderate)-'상당'(substantial)-'심각'-'위기' 등 5단계로 돼 있다. 이 중 '심각'은 테러 공격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의미이고 '위기'는 테러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다. 영국이 테러 경계 수준을 '위기' 단계까지 높인 건 이번이 3번째다.

메이 총리는 주요 공공장소에 무장 경찰을 지원할 군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민들을 보호하는 경찰을 지원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