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대면 안다"…구글 공화국 '모바일'→'AI' (종합)

머니투데이 마운틴뷰(미국)=김지민 기자 2017.05.1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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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 2017]AI와 이미지 인식 결합한 '구글 렌즈' 공개…애플 아이폰에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 계획 밝혀 주목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인공지능(AI)의 강화된 기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구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인공지능(AI)의 강화된 기능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구글


“당신의 카메라는 볼 수 있고, 당신이 스마트폰에 말을 걸면 대답을 들을 수 있죠. ‘구글 렌즈’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보는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바꿀 겁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카메라 앱 ‘구글 렌즈’를 소개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연례개발자대회(I/O) 2017의 주인공은 단연 인공지능(AI)이다. 구글은 AI 강자임을 자신하듯 7000여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더욱 강력해진 AI를 선물 보따리 풀듯 줄줄이 공개했다. 이용자나 개발자, 심지어 경쟁사에 대한 문호도 더 활짝 열었다.



◇찍으면 알아서 말해주는 ‘구글 렌즈’에서 한국말 하는 ‘구글 어시스턴트’까지=청바지에 하얀색 티셔츠, 니트 자켓을 걸치고 운동화를 신은 채 무대에 선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우리는 지금 ‘모바일 퍼스트’에서 ‘AI 퍼스트’로의 전환을 목도하고 있다”며 “딥 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구글은 이미지, 사진, 영상, 음성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음성’과 ‘비전’은 키보드나 터치 스크린만큼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면서 이 두 분야에서 전에 없던 기능을 갖춘 AI 서비스를 소개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 중 하나가 ‘구글 렌즈’다. 이는 이미지를 인식하는 소프트웨어(SW)와 AI 기능이 결합한 ‘컴퓨팅 기능’이라고 구글은 정의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꽃을 찍고, 화면 속 구글 렌즈 아이콘을 누르면 어떤 종류의 꽃인지 알려준다. 레스토랑을 촬영하면 식당 메뉴와 이용자들의 평점이 나온다. 사물을 식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AI 스스로 정보를 찾아주는 셈이다.



/(사진 왼쪽부터)구글이 선보인 '구글렌즈',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 /사진제공=구글/(사진 왼쪽부터)구글이 선보인 '구글렌즈',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 /사진제공=구글
사진만 찍으면 구매, 번역 등의 다양한 일들도 ‘묻지 않고’ 해낸다. 피차이 CEO가 무대 뒤 대형 화면을 통해 구글 렌즈가 라우터에 적힌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인식한 뒤 자동으로 로그인하는 장면, 렌즈를 들이댄 메뉴판이 다른 나라 언어로 번역되는 장면 등을 소개하자 객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구글의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는 더 똑똑해졌다. 일단 구사하는 언어가 많아졌다. 연말까지 한국어를 비롯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늦어도 내년에는 한국어를 알아듣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나온다는 얘기다.

애플 아이폰 사용자도 이날부터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는 애플 AI 기능 ‘시리’가 탑재돼 있어 향후 AI 생태계 확장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스콧 허프만 구글 어시스턴트 담당 부사장은 “현재 1억대 기기에서 사용되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려준다”며 “어시스턴트는 iOS 앱까지 출시돼 집에서나 이동 중이나 이용자를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영리해진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하는 ‘구글 홈’, ‘지메일’ 등의 새 기능들도 늘어놨다. 구글 홈은 올 연말까지 TV로 답변을 보여주는 기능과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어주는 기능과 항공권 예약 기능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자동으로 메일 답장을 제안해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지메일의 ‘스마트 리플라이’ 기능을 강화해 조만간 전 세계에 선보인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I/O' 2017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8에 구글 VR플랫폼 '데이드림'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구글 /구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 I/O' 2017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8에 구글 VR플랫폼 '데이드림'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구글
◇VR 대중화 시동…갤럭시S8에 ‘데이드림’ 지원=구글이 올해 I/O에서 AI 못지 않게 강조한 분야는 VR다. 구글은 이례적으로 행사 둘째 날(현지시간 18일) VR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I/O 첫날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 플러스’에 자사 VR 플랫폼인 ‘데이드림(Daydream)’ 지원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구글은 “올 여름 SW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S8 시리즈가 데이드림을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출시한 ‘데이드림 뷰’ 헤드셋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가 올 연말 출시할 주력 스마트폰에도 데이드림을 지원할 예정이라 덧붙였다.

스마트폰이나 PC 없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VR헤드셋 출시 계획을 함께 전했다. ‘월드센스라’는 위치 추적 기능을 달아 공간의 움직임을 더욱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 현재 퀄컴, HTC 바이브, 레노버 등과 제품 생산을 위해 협력 중이다. 사물의 위치를 정확히 알려주는 시각위치확인서비스(VPS)를 더한 증강현실(AR) 기술도 선뵀다.

아울러 구글은 이날 차기 안드로이드 버전인 ‘안드로이드 O’의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베터리를 덜 소비하게 하고 부팅 속도를 빠르게 하는 동시에 보안을 강화했다. 베터리를 자주 충전하지 않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 구현에 방점을 찍었다.

한편, 구글 I/O는 2007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연례 최대 개발자 회의로 7000여명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I/O는 인·아웃풋(Input·Output), 개방에 의한 혁신(Innovation in the Open)‘을 의미한다.

/구글 I/O는 2007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연례 최대 개발자 회의로 7000여명이 찾아 성화을 이뤘다. /사진제공=구글/구글 I/O는 2007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연례 최대 개발자 회의로 7000여명이 찾아 성화을 이뤘다. /사진제공=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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