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북 경주시 인왕동 월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이인숙 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가 발굴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구유나 기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6일 경북 경주 월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5년 3월부터 진행 중인 정밀 발굴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까지 조사에서는 인신공양 추정 인골 2구, 터번을 쓴 토우, 병오년(丙午年) 간지가 적힌 목간, 동물뼈, 씨앗 등이 발견됐다.
경주 월성에서 국내 최초로 인골매장 의례행위가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말 경주 월성 A지구 발굴조사 도중 성벽 기저부-체성부 경계에서 발견된 인골 2구. /사진=문화재청
이인숙 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AMS(탄소방사성동위원소분석기) 연대 측정 결과 5세기 전후에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골이 굉장히 가지런히 누워있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생매장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인신공양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우리나라에서 '인주(人柱) 설화'로만 전해지던 사실이 고고학적으로 확인되는 셈이다. 인주 설화란 사람을 기둥으로 세우거나 주춧돌 아래에 묻으면 제방이나 건물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설화다. '고려사'에 따르면 당시 왕이 민가의 어린아이를 잡아다가 새로 짓는 궁궐의 주춧돌 아래 묻는다는 유언비어가 돌았다고 한다. 기원전 1600~1000년 고대 중국 상(商)나라에서는 성행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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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진행된 경주 월성 해자지구 발굴조사 결과 '터번 쓴 토우'를 비롯해 사람, 개, 말 등 다양한 토우가 출토됐다. /사진=문화재청
최문정 학예연구사는 "신라와 페르시아의 교류를 증명하는 출토품은 유리잔 등 물적 교류의 산물이 많았다"며 "이번에 출토된 토우의 경우 실크로드를 오갔던 실제 서역인들의 존재를 알 수 있어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경주 월성 해자지구에서 약 50점의 목간이 출토됐으며 이 중 7점의 글자가 식별 가능하다. /사진=문화재청
지방민에게 주어지던 관직을 의미하는 ‘일벌(一伐)’, ‘간지(干支)’ 등이 적힌 목간은 노동을 의미하는 ‘공(功)’과 함께 연결돼 왕경 정비 사업에 지방민이 동원됐고 지방 유력자가 이들을 감독하였음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이두의 'ᄉᆞᆲ고', 즉 '사뢰고(아뢰고)'를 뜻하는 '백견(白遣)'이나 삼국사기에서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관직명 '전중대등'(典中大等)이 적힌 목간 등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