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인질극' 랜섬웨어 비상…'비트코인' 요구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7.05.1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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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더이슈]新금융방식 악용…암호화 거래, 익명성 높고 유통·거래 쉬워

랜섬웨어 '워너크라이' 피해화면/사진=머니투데이DB랜섬웨어 '워너크라이' 피해화면/사진=머니투데이DB


'데이터 인질극' 랜섬웨어 비상…'비트코인' 요구하는 이유
"파일 암호를 해독하려면 비트코인을 지불해야 합니다. 3일 이후엔 가격이 2배가 되고 7일 내 지불하지 않으면 영구적으로 복구할 수 없습니다. 아래 주소로 300달러(약 3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내세요."(랜섬웨어 '워나크라이' 요구메시지)

15일 개인 파일이나 데이터 등을 감염시키는 랜섬웨어 해킹에 전 세계가 비상이 걸렸다. 해커들은 개인 사용자의 사진, 문서 등을 인질로 잡고 몸값(Ransom·랜섬)을 요구한다. 이들은 특히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을 범죄에 악용하고 있다.



◇왜 '비트코인'일까…유통 쉽고 추적 어려워

악성 프로그램의 일종인 랜섬웨어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 화폐에 비해 유통이 쉽고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달러나 원화 등 현금과 달리 손에 쥘 수 있는 돈도 아니고 특별한 발행·유통, 단속기관도 없다.



쉽게 생각하면 비트코인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나 유명 롤플레이게임 리니지 등에서 사용하는 사이버머니와 같은 개념이다. 다만 특정 개인·국가 등 조직에서 운영하지 않고 누구나 발행할 수 있고 사고팔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익명송금 방식이다. 은행, 정부 등의 감시나 관리를 받지 않는 1대1 거래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국 통화와 달리 특별한 환전도 필요하지 않다.

비트코인 자체뿐 아니라 거래방식도 암호화 처리된다. 이같은 금융방식은 '블럭체인'이라고 불리며 차세대 거래방식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이번 랜섬웨어 등의 사례처럼 공격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1원짜리가 200만원으로…전 세계 '비상' 피해 속출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시세도 해커들이 비트코인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다. 2008년 익명 프로그래머(사토시 나카모토)가 개발한 비트코인은 1BTC에 0.0008달러(약 0.9원)에 불과했지만 최근엔 200만원 안팎으로 시세가 급등했다.

만약 1000원을 투자했다면 20억원을 벌 수 있는 금액이다. 특정한 관리주체가 없지만 비트코인을 사고팔려는 사람들이 모여 거래하는 온라인 거래시장은 해커들의 주요 공격대상이 되기도 한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BTC로 정해져 있는데 현재 약 1200만BTC가량 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워나크라이'(WannaCry) 랜섬웨어가 기승을 부리면서 금융·증권업계를 비롯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OS(운영체제) 취약점을 노린 이 랜섬웨어는 전 세계 컴퓨터를 무차별 공격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번 랜섬웨어는 MS 윈도OS의 파일 공유 기능 취약점을 악용했다. 기존 랜섬웨어 공격이 주로 이메일 첨부파일에 악성코드를 숨겨 배포하는 방식이지만 인터넷만 연결돼 있어도 감염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워나크라이 랜섬웨어와 관련,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8개 기업 및 기관이 신고·상담을 요청해 왔고 5개 기업이 피해사례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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