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3곳 차려놓고 10억 챙긴 '무면허 시술자' 구속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7.04.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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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빌려준 의사 등도 불구속 입건…경찰 "사무장병원·무면허의료행위, 구속 수사"

/삽화=임종철 디자이너/삽화=임종철 디자이너


치과 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 3곳을 운영하면서 10억원을 챙긴 무면허 시술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보건범죄단속법위반 등 혐의로 강모씨(55)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강씨에게 면허를 빌려준 치과 의사 변모씨(56) 등 6명은 의료법위반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씨에게 대포통장을 제공한 혐의로 최모씨(35)도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08년부터 올해 4월까지 약 9년간 서울 은평구·서대문구·인천 만수동에 치과 3곳을 불법 운영하고 직접 시술까지 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처럼 자격이 없는 사람(비의료인)이 수익을 목적으로 개설한 병원을 이른바 '사무장병원'이라 부른다.



강씨가 불법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챙긴 수익은 경찰이 확인한 것만 10억원이다. 강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해 이 돈을 가로챘다.

강씨는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싶지만 자금 여력이 없는 의사들에게 접근했다. 일정 수준 이상 월급을 보장해줄테니 의사면허를 빌려달라고 꼬드겼다. 의사들은 월급으로 최고 1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의사 변씨 등은 불법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강씨와 사무장병원을 개설하기로 공모했다.

의사들은 수술이 필요한 임플란트 등을 담당했고 강씨는 노인 환자를 상대로 보철·틀니 등 불법 시술을 맡았다.

경찰 관계자는 "의학적 전문지식과 경험이 없는 무자격자의 의료행위는 의료사고로 2차 피해를 일으킬 위험이 매우 높다"며 "경찰은 사무장병원과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등 엄벌에 처할 방침"고 밝혔다.


이어 "처방전이나 진단서에 실제 진료를 받은 의사 이름이 기재돼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하고 의심이 가는 경우 112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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