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 대개조' 통해 제2의 기적 이뤄야"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김주현 기자, 이슈팀 한지연 기자 2017.04.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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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키플랫폼] 글로벌 전문가 5인 특별좌담…왜 '리마스터링 코리아'인가?

마이클 트램 아벤코어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키플랫폼 MTN 특별좌담-트럼프 시대 글로벌 경제전망과 각국의 대응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마이클 트램 아벤코어 대표가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키플랫폼 MTN 특별좌담-트럼프 시대 글로벌 경제전망과 각국의 대응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한국이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선 '국가 리마스터링(대개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은 충분한 인프라와 인적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리마스터링을 통해 '제2의 기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미국 집권 공화당의 핵심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우리에게 던진 조언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 특별좌담회. 헤리티지재단의 대표로 참석한 앤서니 킴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통치구조와 정책결정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사드 보복? "한국, 中 의존도 낮춰야"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MTN) 대표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특별좌담회에서 킴 연구원은 한국의 첫번째 리마스터링 대상으로 정치권을 꼽았다. 그는 "한국 경제가 눈부신 성장을 거뒀지만 여전히 정치권에 대해선 아쉬움이 많다"며 "한국의 정치는 지금 20세기 버전에 머물러 있는데, 이제는 정치를 업그레이드 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9일 치러질 대선이 정치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기회"라고 말했다.



킴 연구원은 정부에 대해서도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라며 "그런 대국민 서비스란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가 더욱 민첩해져야 한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서의 외교 전략과 관련, 킴 연구원은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앞으로 전진하는지 퇴보하는지가 달린 문제"라며 "정치인들이 보다 실용주의적인 관점으로 장기적인 큰 그림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대선을 통해 새로 출범할 정부는 꼼꼼하게 모든 단계를 고민해 신중한 외교 전략을 펴야 한다"고 했다.

좌담회에선 동아시아의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북핵 문제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의 틀을 갖고 북핵 문제에 접근한 결과, 기존의 방식은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지 100일 가량 됐는데, 아직도 한반도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서로 알아가는 노력을 해야 할 때"라며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 이른바 '4월 북핵 위기설'에 대해선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아니다"라며 북미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일축했다.


주한미군 THAAD(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 문제도 좌담회의 테이블에 올랐다. 글로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높은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시장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클 트램 아벤코어 유럽대표는 "한 국가에 대한 의존성이 높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나 국가 입장에서나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시장 다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업의 다양성도 중요하게 고려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중국 뿐 아니라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의 다른 많은 국가들과도 교역해야 한다"며 "한국은 중공업과 소비재,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견조한 성장을 이뤘고, 유럽 기준에서도 굉장히 우수한 수준에 올라있는 만큼 충분히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미FTA 재협상, 실용적 관점으로 봐야"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요구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최희남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은 이미 큰 그림이 그려진 상태"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다자간 프레임 보다는 개별 접근을 통해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과거에 제대로 다루지 못한 분야로까지 협상 대상을 확대하려고 할 수 있다"며 "한국 입장에선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의 질적인 도약을 이루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당당히 요구하기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킴 연구원은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요구에 대해 "한미 관계를 더 나은 방법으로 가져가려는 움직임"이라며 "한쪽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실용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재협상이라는 단어 만으로 한국에선 우려를 많이 하지만,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니다"라며 "체결된지 5년 정도 된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고, 한국도 기존 FTA를 업그레이드 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 경제와 과련, 최 이사는 "미국 경제는 전환 국면에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공약이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이 끼쳤다"고 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 낙관적인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제 회복이 우리나라 등 신흥국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 이사는 "국내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가게 되면 시장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불가피하게 한국도 따라가게 되면 가계부채 부담이 증가하면서 거시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선진국의 정책 실패 사례와 관련, 트램 대표는 "과거 독일이 원자력 발전을 포기한 것은 실수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영국의 경우 과거 대처 수상이 제조업 비중을 줄이고 금융과 은행 등 서비스 산업을 강화한 정책을 편 것에 대해 실수였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트램 대표는 "혁신의 성패는 교육체계에 달려 있다"며 "젊은 세대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하면 혁신은 어려운 만큼 국가가 원칙을 갖고 혁신문화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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