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의 막판 승부수 '통합정부'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7.04.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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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중도 공략, 최대 승부처로..文 "국민의당·정의당" vs 安 "능력·도덕성"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17.4.19/뉴스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17.4.19/뉴스1


‘통합정부’
19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서 ‘2강’ 주자가 막판 꺼낼 카드다. 선거 변수로 단일화, 연대 등이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낮다. 성사되더라도 파급력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히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통합 정부 구상’이 선거 막바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정부 구상은 ‘중도 표심’ 잡기용이다. 유동성이 큰 중도층 공략은 양쪽 모두에게 대선 마지막 승부를 걸 수 있는 카드다. 그 중도층에게 먹힐 최상의 메시지가 '통합'이다.

26일 현재 문 후보는 진보층 지지가 '콘크리트'처럼 강고한 것이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반면 오른쪽(보수)으로 확장이 힘들다. 안 후보는 거꾸로 중도보수층 지지가 기반이다. 그러나 보수후보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추격에 흔들리고 있다. 중앙일보 자체 조사팀이 23~24일 전국 2000명에게 조사한 결과 자신을 진보라고 본 응답자는 63.8%가 문 후보를, 18.4%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 보수 쪽에선 18.9%가 문 후보, 33.6%가 안 후보다. 중도는 어떨까. 39.9%가 문 후보 34.5%가 안 후보로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다.(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결과는 양 캠프가 어차피 지지받기 힘든 좌우 양쪽 유권자보다는 중도층 확보가 관건임을 보여준다. 통합정부론이 문 후보에겐 콘크리트를 부수고 지지세를 더 넓힐 수 있게 하는 '폭약'이라면, 안 후보에겐 이탈 현상을 멈추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할 '백신'인 셈이다. 두 사람 모두에겐 승부수다. 특히 통합정부는 집권 후 국정운영 비전을 보여주는 구상이다. 국정 운영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쪽에 중도표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양쪽의 통합정부 구상은 그 대상부터 다르다. 문 후보에겐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까지 야권의 연대를 말한다. 우선 안희정 충남지사 등 당내 경쟁자 포용을 염두에 둔 걸로 보인다. 소연정, 집권연합 뭐라고 부르든 국회 과반의석이 1차 목표다. 정당과 계파를 가리지 않겠단 안 후보에 비하면 소극적인, 최소한의 방어에 그치는 통합론으로 비칠 수도 있다. 문 후보 지지율이 승리 매직넘버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적폐청산' 스탠스를 완전히 뒤집으면 기존 지지층도 이탈할 수 있으므로 이 정도 수준에서 통합론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단 박영선 공동선대위원장 겸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은 문 후보를 독대한 결과 후보도 통합정부 실현 의지가 강력하다고 전했다.



안 후보는 과감한 인사 원칙을 밝히고 있다. 오픈 캐비닛, 국민내각 등 이름은 다르게 붙이지만 결국 능력만 있으면 등용할 수 있단 것이다. 범위만 보면 안 후보가 문 후보보다 넓을 수 있다. 단 이질적 인물들이 국정 철학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국민의당이 집권해도 총리를 내지 않겠다는 것은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 상징적 인물의 영입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원내 1당에 총리직을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대선전이 중반을 지나며 양 캠프에게 통합정부론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문 후보는 25일 TV토론에서 밝힌 동성애에 대한 입장이 논란거리가 됐다. 튼튼하던 진보쪽 지지층에 미세한 균열이 생겼다는 관측이다. 안 후보는 중도보수쪽 지지를 자신보다 오른쪽에 있는 홍 후보에게 점차 빼앗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핵심기반인 중도층 이탈을 막지 못하면 문 후보와 양강구도로 복원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게다가 단일화하지 않는다고 거듭 말하고 있으니 현실적으로 통합정부를 매개로 한 선거연대가 사실 유일한 카드다.

이를 두고 상호 견제도 치열해지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강원 춘천 중앙시장과 원주 문화의거리에서 진행한 유세 연설에서 "저는 후보 단일화 같은 것은 하지 않고 국민만 믿고 가겠다고 수없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추미애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안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을 겨냥 "땅 문서까지 도박판에 거는 것은 가족, 조상에게 못할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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