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 창건일 도발 여부 '촉각'…美·中 압박에 '숨고르기' 가능성도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17.04.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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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핵실험·ICBM 등 고강도 도발 자제 가능성…한반도 정세 '분수령'

북한은 지난 24일 평양에서 인민군 창건 85주년(4월25일)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사진=뉴스1북한은 지난 24일 평양에서 인민군 창건 85주년(4월25일)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진행했다고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사진=뉴스1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인 25일 무력도발을 감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4월은 북한의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행사가 다수 몰려 축포 성격의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태양절)을 계기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나 6차 핵실험을 할 적기란 분석이 나왔으나 외신을 불러 신형 ICBM을 공개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북한은 태양절 다음날이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일인 16일 함경남도 신포지역에서 중거리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실패에 그치는 등 위협적이지 않은 도발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별다른 언급 없이 넘어갔다. 이에 25일 군 창건일이 한반도 정세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꼽혔다. 북한이 내부 결속을 다지고 강력한 군사적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최고지도부의 지시만 있으면 언제라도 6차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특이 동향은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추가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와 같은 고강도 전략 도발보다는 필요시 저강도 도발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협상력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날 트럼프 미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달아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지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선제적 경고를 대내외적으로 발신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는 최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 북한에 인도주의적 위기가 초래하지 않는 수준에서 원유 공급 축소를 할 수 있다고 밝히는 한편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의 경우 "마땅히 외교적으로 보이콧해야 하지만 군사 개입을 할 필요는 없다"며 일부 허용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6자회담 한·미·일 수석대표도 이날 일본 도쿄에서 만나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예정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북핵 특별회의도 28일 예정돼 있다. 북한의 도발 여부가 국제사회의 대응 강도에 영향을 미치게 돼 북한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벌여 특정 진영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대선 결과의 책임을 떠안을 수 있고 특히 국내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어 특대형 도발은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 위기 국면으로 번질 전망이다. 북한이 이날 도발을 자제하더라도 이달말 한·미연합훈련이 종료된 후나 트럼프행정부의 대북정책이 확정되고 외교안보라인 진용이 갖춰지는 올여름을 전후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ICBM 발사 등 고강도 전략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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